문제는 SK텔레콤이 일으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KTF와 LG텔레콤이 떠안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졌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9일 SK텔레콤은 차세대 마케팅 시스템(NGM)을 가동했는데 몇몇 대리점에서 번호이동을 한 고객들의 수발신이나 수신, 발신이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SK텔레콤에서 KTF나 LG텔레콤으로 번호 이동한 고객들과 거꾸로 SK텔레콤으로 번호를 이동한 고객들 일부가 피해를 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9일 하루만 해도 1900건이 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하루 번호이동 고객이 3000여 명정도로 추정되고 있어 이런 고객들 대부분이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KTF와 LG텔레콤은 소비자들로부터 때아닌 원망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문제는 SK텔레콤이 일으켰는데 정작 우리 시스템이나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못돼서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기업 이미지 피해도 고스란히 우리가 떠앉고 있다. 딱히 우리가 해결할 문제도 아니라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보통신부에서도 급히 관련 회의가 열렸지만 SK텔레콤이 빠른 시일내 시스템 오류를 수정하는 방법 이외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 해법 마련도 쉽지 않다.

이동전화번호이동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www.ktoa.or.kr)의 한 관계자는 블로터닷넷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원인제공은 SK텔레콤이 한 것은 명확하지만 정확한 이유를 단정지을 수 있는 없고, 관련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뿐"이라고 전하고 "빠른 시일 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제 발생 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차세대 마케팅 시스템 전반의 문제는 아니다. 일부 문제를 시스템 전체의 문제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입장을 전하면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 중 맨 마지막으로 메인프레임 환경을 유닉스 시스템 환경으로 교체했다. 이 프로젝트는 3년간 3000억원이 투자됐으며 국내 자바 개발자들이 대거 이 프로젝트에 뛰어들어, 때 아닌 자바 개발자 기근 현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추석 연휴기간동안 메인프레임에서 완전히 오픈 환경으로 교체했는데 일부 기능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추석 연휴 동안 휴일도 반납하고 시스템을 오픈한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차세대 시스템 개통과 함께 일부 소비자들의 불만을 접하게 돼 그 빛이 바래고 말았다.

한편, SK텔레콤은 번호이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0월9일 차세대 마케팅 인프라인 NGM(Next Generation Marketing)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으나, 번호이동과 관련된 전산 프로그램에 부분적인 오류가 발생하여 대리점과 고객들의 불편이 야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현재 SK텔레콤과 KTF와 LG텔레콤 등 PCS사간 번호이동이 부분적으로 제한되고 있어, 일부 대리점 방문 고객들이 재방문을 해야 하는 등의 불편도 따르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문제가 되고 있는 프로그램의 오류 수정을 통해 조속히 번호이동을 안정화할 목적으로 이통 3사간 공조하에 10/11 17:30부터 이통 3사간 번호이동을 일시 중단하고 시스템을 종합점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평일 오후 8시까지 가능한 번호이동이 11일 하루동안 2시간 30분 동안 단축된다.

SK텔레콤은 12일 9시까지 시스템 안정화를 완료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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