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변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픈소스 진영과 평행선을 그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만 보였던 MS가 최근 들어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젠소스 등오픈소스 업체와 기술협력을 맺는가 하면, 최근 들어 사용자가 늘고 있는 파이어폭스와 썬더버드 개발자들에게 비스타와의 협력을 요청하고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MS는 2007년 상반기 윈도우 비스타의 출시를 앞두고 오픈소스 커뮤니티인 모질라 그룹의 개발자들에게 상호 기술공유와 같은 협력을 요청했으며, 모질라 엔지니어들 역시 이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보였다는 것. 오픈소스의 대표적인 웹 브라우저인 파이어폭스와 이메일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인 썬더버드를 관리하고 있는 모질라 그룹에 대한 MS의 이러한 지원의 손짓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MS는 모질라 진영과의 협력을 위해 레드먼드에 있는 MS 본사에 모질라 개발자들을 위한 새로운 연구소의 오픈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질라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이 연구소에서 MS 엔지니어와 일대일로 만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며, 모질라 그룹이 개발 중에 있는 파이어폭스와 썬더버드에 대한 지원도 받게 될 것이라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MS의 ‘획기적인’ 제안에 대해 모질라 그룹은 초반에는 다소 조심스런 반응을 나타냈다. MS가 어떤 동기나 계획을 가지고 오픈소스 진영에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모질라 그룹은 이미 비스타의 베타 2 버전에 대한 파이어폭스와 썬더버드의 운영 테스트를 마친 상태라 MS의 이러한 일대일 지원에 대해 많은 관심과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비스타에 포함되어 있는 디폴트 프로그램(Default Program)이 오픈소스 진영의 개발자들에게 과연 어떤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연구 중에 있기 때문에 그 관심은 더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MS가 비스타에 채용할 예정인 디폴트 프로그램이란 일종의 애플리케이션 문제 해결 방식으로, 사용자가 음악을 듣는다거나 웹 브라우징을 할 때 함수 사용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 비스타 내에서 여러 개의 프로그램이 사용되고 있을 시 사용자에게 가장 최적의 환경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모질라 그룹의 파이어폭스와 썬더버드 팀 엔지니어들은 이런 MS의 도움을 계기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 있어 보호모드 내에서 운영 방법이나, 인포카드(InfoCard, 비스타에 디폴트로 포함되어 있는 일종의 개인인증시스템)에 대한 통합 및 상호작용, 그리고 RSS 데이터 스토어와 서비스에 대한 통합, 비스타 캘린더와 주소록에 대한 통합 등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정보 공유에 따라 모질라 엔지니어들은 파이어폭스 2나 썬더버드 2의 개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통합 문제를 보다 더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MS와 오픈소스 진영의 이와 같은 협력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당연한 변화라고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빌 게이츠의 지휘 하에 30여 년 간 PC 기반으로 지속되어 오던 MS가 최근 빌 게이츠의 은퇴 선언 이후 웹 서비스 기반으로 급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징후는 빌 게이츠의 차기 ‘계승자’로 떠오른 레이 오지의 약력만 봐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변화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번과 같은 오픈소스 진영과의 협력 또한 자사 웹 서비스의 저변확대를 위한 전략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모질라와 MS가 향후 어떠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간의 신뢰를 쌓아나갈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확실한 것은 MS는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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