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가 고객의 변화보다 한발 앞선 변화를 위해 질주하고 있다.


가시적인 변화는 수익 분야의 다양화다. EMC의 빠른 변화는 IBM의 변화에 비견된다. IBM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모든 제품을 확보하고 있지만 현재 성장 동력은 물론 미래 성장 동력을 서비스에서 찾고 있듯이 EMC 또한 마찬가지다. 물론 IBM과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 기업으로 탈피는 못했지만 하드웨어 중심의 매출 구조는 빠른 시간안에 변화되고 있다. 스티븐 레너드 EMC 아태지역 사장은 "올해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서비스 부분 매출이 46: 37: 17의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전한다. 2000년 하드웨어 매출이 74%를 차지하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가 각각 16%와 10%를 차지한 것을 본다면 이런 변화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자체적인 연구 개발 투자와 함께 적시에 필요한 기업과 기술을 인수 합병한 결과다. EMC의 식욕의 끝은 어디인지가 궁금할 정도다. EMC는 매년 기술 개발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 3년간 인수 합병에만 약 7조원 가까이 투자했다. EMC는 NAS 가상화 솔루션 업체인 '래인피니티', 자원관리 업체인 '스마츠', 서버 가상화 솔루션 업체인 'VM웨어', 콘텐츠 관리 업체인 '다큐멘텀'을 인수한데 이어 최근엔 정보보한 업체인 RSA 시큐리티를 인수했다. 이는 ILM 구현에 필요한 콘텐츠 관리, 가상화, 네트워크 자원관리, 정보 보호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 역량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인수 합병을 통해 EMC는 아카이빙과 데이터 이동, 콘텐츠 관리, 데이터 보호 분야인 ILM 역량이 강화됐다. 또 CAS(Contents Address Storage), 리소스 관리, 데이터 보호 분야 기술의 확보하면서 핵심 비즈니스 분야를 확대하고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가상화와 컨텐츠 관리, 보안 분야는 EMC 뿐만아니라 전 IT 업체가 뛰어들고 있는 고속 성장이 진행중인 시장이다.


EMC는 2002년부터 정보수명주기관리(ILM; Information Lifecycle Management) 전략을 발표하면서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방식을 토털 서비스 방식으로 전환해오고 있다. ILM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플랫폼,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정보 인프라스트럭처(Inforamtion Infrastructure)' 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고객들의 변화 요구를 한발 앞서 제시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 EMC가 추진한 전략적 인수 합병은 이를 반증한다.


27년 창립 이래 분기별 매출 중 가장 큰 매출을 지난분기에 달성했는데 9월말까지 28억 달러를 벌어들였다.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한 것으로 EMC는 13년 연속 분기마다 두자리수 성장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11분기 연속 스토리지 분야에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번 방한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파트너 프로그램의 변화다. EMC가 빠른 시일안에 수많은 업체를 인수합병한 만큼 이에 대한 조정과 파트너 지원 프로그램은 당연해 보인다. 파트너 프로그램은 '벨로서티'로 불리는데 이 지원프로그램을 재조정한 것.

가장 강조된 것은 파트너들이 부담해 왔던 고객 대상의 BMT와 데모 환경에 대한 지원이다. 또 다양하게 인수한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판매를 위해 파트너사를 독려하고 있다. 마이클 알프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분야에 대해 성과를 내면 더 많은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EMC는 중국과 인도에 연구센터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소 투자 계획에 대해 스티븐 레너드 아태지역 사장은 "새로운 건물로의 이전과 한국 솔루션 센터, 신규 채용, 파트너에 대한 새로운 투자 등도 투자로 봐줘야 한다. 연구개발 센터는 글로벌한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집행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한국EMC는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내년에 서울 강남 스타타워로 이전한다. 2007년은 EMC가 인수 합병한 회사들의 조직을 하나로 완벽히 통합하는 첫 해인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독립적인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있다. 바로 가상화 솔루션 제공 업체인 VM웨어. VM웨어는 별도 지사장을 두고 다양한 사업 파트너와의 협력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인수한 보안 업체인 RSA 시큐리티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VM웨어처럼 보안 시장에서 독자적인 비즈니스를 병행할 것인지 고객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스티븐 레너드 사장은 "그런 일은 없다. 보안 분야는 RSA시큐리티 CEO가 EMC 내부에서 이끌게 된다. 고객 입장에서 보안도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독자적 비즈니스보다는 내부 조직으로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것이다. 독립 조직은 VM웨어만이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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