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덕 하나로텔레콤 컨버전스본부 콘텐츠마케팅 TFT 과장은 “수동적인 텔레비전 시청 습관을 능동적으로 바뀌는 작업이 쉽지는 않지만 희망이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하나로텔레콤은 10만명의 하나TV 유치 가입자를 확보한데 이어 올 연말까지 2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통신사들이 제공했던 PC 기반의 VOD 서비스는 좋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서비스는 관련 업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공중파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시청해 왔다. 단지 채널 선택권만 있었을 뿐 특정 시간에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하기는 불가능했다. 이는 케이블TV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된다는 것 말고는 동일한 시청 습관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





이 점이 하나TV의 경쟁력이자 동시에 어려움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초기 시장 돌풍에 대해 원하는 시간에 내 마음대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HD급에 가까운 뛰어난 화질을 들었다. 또 5.1채널이 지원되는 고성능의 사운드도 고객을 끌어들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적기에 공급하지 않으면 아무리 소비자가 원하는 시청 패턴을 제공하더라도 단시일 내 뿌리를 내기기는 어렵다. 하나로텔레콤이 하나TV 콘텐츠 수급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KBS와의 콘텐츠 수급 계약도 체결해 공중파 3사의 콘텐츠를 포함해 영화, 교육, 다큐멘터리, 취미생활 등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4만 여 편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하나로텔레콤은 KBS와의 계약에 따라, 현재 방영중인 황진이, 대조영, 열아홉순정 등 인기드라마와 개그콘서트, 비타민, 상상플러스 등 예능프로그램 등을 하나TV를 통해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백영덕 과장은 “본 방송이 나간 후 12시간 이후에는 하나TV에서 시청이 가능하다”고 전하고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제공 서비스인 만큼 콘텐츠 제작 업체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공생하기 위해 이런 안을 채택했다”고 전한다.





콘텐츠 수급 문제는 하나TV는 물론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제공하려는 사업자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다. 기본적으로 고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게 되는데, 이미 공중파를 통해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나 인기를 끈 영화가 대부분이다. 무조건 콘텐츠의 양을 늘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기 있는 콘텐츠를 소비자들이 더 원하고 있어서 이를 얼마나 적시에 공급하느냐는 시차의 문제가 중요하다.


 


지상파 드라마와 쇼 연애, 어린이 프로, 해외 드라마와 시리즈 등을 우선적으로 수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콘텐츠 서비스 비즈니스에는 지상파나 영화 배급사의 콘텐츠를 일정 자금을 들여 구매하는 것과 공동으로 함께 제작하는 경우, 펀드를 통해서 수급하는 3가지의 방법이 있다. 현재 하나로텔레콤은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단 기존 콘텐츠를 구매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지상파 방송국들은 콘텐츠의 상영권은 물론 판매권도 확보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해외 방송국들은 상영권만을 취득한 곳도 있다. 미국 인기 드라마 시리즈인 ‘로스트’가 대표적이다. 콘텐츠 수급을 위해서는 각 나라별 콘텐츠 유통 방법이나 판권을 모두 파악해야 한다. 또 인기가 있는 드라마의 경우 가격도 덩달아 올라가게 된다. 

하나TV는 통신사가 제공하는 첫 번째 상용 VOD TV 서비스다. 새로운 서비스 영역이 등장하면 콘텐츠를 제공하는 측에서도 낯설어 한다. 백영덕 과장은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수없이 발로 뛰고 관련 안을 마련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고 전한다. 기존 시장의 룰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서비스가 안착할 수 있도록 수없이 많은 협상의 시간을 가져야한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조사는 콘텐츠 수급과 함께 서비스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결정 요인이다. 하나TV의 주 시청자는 30대다. 30대의 시청 방식을 보면 한국 가정들의 생활도 엿볼 수 있다. 30대들은 아침에 어린이 프로를 주로 시청하고 낮에는 주부들의 관심 사항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저녁이 되면 남편 위주로 시청한다. 어린이 동요나 영어 방송, 다이어트나 미용, 재테크 관련 콘텐츠들을 즐겨보고 있다.





하나TV는 30대를 주축으로 20대가 그 뒤를 따르고 있고, 40대에게도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백영덕 과장은 “40대 이후 세대의 경우 30대와 20대에 비해 텔레비전 시청 방식이 조금은 수동적이다. 그 이전 세대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서 시청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 지점을 공략한 것이 초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기자도 맞벌이를 하고 있다. 최근 텔레비전을 놓고 아내와 옥신각신 전투중이다. 텔레비전을 없애자는 이야기로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공중파 방송이던 케이블방송이던, 또 새로운 하나TV 던 그 대상이 된다. 이에 대해 백 과장은 “100% 외면하기 보다는 오히려 필요한 방송을 골라서 아이와 함께 시청이 가능하다”고 자사 서비스의 경쟁력을 설명한다. 그는 “동요의 경우 누군가는 아이에게 불러줘야 한다. 무조건 텔레비전 앞에 아이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내 교육적으로 이용하면 되는 문제”라고 전한다.





초기 인기몰이에 대한 원인을 진단하는 것은 곱씹어볼만하다. 백영덕 과장은 “콘텐츠이기 때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100% 콘텐츠 때문은 아니다”라고 밝힌다. 무슨 소릴까? 백 과장은 극장을 예로 든다. 소비자들은 시설이 좋은 극장에 가서 좋은 콘텐츠를 보길 원한다. 시설은 좋은데 상영하는 콘텐츠가 나쁘거나 혹은 그와 정반대일 경우에는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없다. 새로운 서비스는 기본 서비스와 동일한 수준의 콘텐츠나 혹은 더 나은 콘텐츠를 좀더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해결하는 더 좋은 식으로 접근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백 과장은 “콘텐츠를 모은 것이 다가 아니다”라고 전하고 “고객의 자발적인 시청 패턴이 중요한 열쇠다. 텔레비전은 수십년간 수동적인 매체로 자리를 잡았다. 하나TV는 고객의 이런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우린 지금 역사적 싸움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신감도 묻어난다. 백영덕 과장은 “수십년간 고정화된 소비자들의 인식과 행동을 변화시키면서 승리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역사적 싸움을 하고 있다 

고객들의 고정화된 타입을 바꿔드리는 것이 의무라고 덧붙인다. 이 때문에 하나TV를 많이 시청하는 소비자일수록 만족도가 높은다는 설명을 잊지 않는다. 보면 볼수록 매력에 빠져든다는 것. 현재 하나TV가 계약한 콘텐츠는 5만 편 정도. 시청 통계를 분석하고 콜센터를 통해 고객들의 목소리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이 하나TV 통합 상황실을 운영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나TV 통합상황실은 하나TV 서비스의 전국적 운영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통합관제 기능실의 역할을 수행하며, 하나TV 서비스를 위해 전국 15개 국사에 설치된 각종 콘텐츠 서버와 장비, 서비스 이상 여부를 모니터링하게 된다.





또, 하나TV 가입자 데이터베이스와 콘텐츠에 대한 백업 기능을 갖춰, 각종 재해와 사고로 인한 비상사태 시에도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원화시스템도 갖췄다. 이 곳에서는 수급되는 모든 콘텐츠에 대해 자사 서비스에 맞도록 인코딩하고 디코딩한다. 디지털저작권관리 솔루션도 적용해 만일에 있을 콘텐츠 불법 유통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IPTV의 조속한 상용화를 요구하고 있다. 백영덕 과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자신의 담당 분야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콘텐츠마케팅 전문가로서 한마디를 던진다. 그는 “PC에서 제공하는 모든 것을 텔레비전에서 구현하겠다는 발상은 무모해 보인다”고. IPTV가 상용화되더라도 최고의 서비스는 VOD가 될 것이라는 설명도 잊지 않는다.





하나TV는 IPTV 상용화전에 정부나 통신사, 포털들, 소비자들이 머리를 맞대야하는 과제를 몇 개 던져주고 있다. 네트워크 중립성이 그 중에 하나다. 자사의 망에 타사의 유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말 것인지, 만약 수용을 한다면 얼마의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되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하나TV의 초기 열풍과는 별개로 하나TV를 보는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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