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거대업체가 국내 통합 커뮤니케이션(UC)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한국IBM이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와 함께 12월6일(수)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통합 커뮤니케이션 공동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고객들은 물론, 경쟁사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어버이어, LG-노텔, 삼성전자 등이 관련 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시장을 주도하려는 두 회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합 커뮤니케이션(UC)이란 전자우편, IP 텔레포티, 음성사서함, 휴대전화 등 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을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 위에서 구현해 상호연동성을 제공함으로써 업무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것.

두 회사의 협력은 현재 처한 두 회사의 상황을 엿보게 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시스코와 IBM 글로벌 테크니컬 서비스 그룹이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고 메시징 솔루션인 IBM 로터스 세임타임이 그 인프라 위에 올라가는 응용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례를 고객들에게 직접 보여줄 예정이다. 시스코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통적인 통신 인프라 제공에서 벗어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협력관계인 IBM 등 전통적인 기업 내 통합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IT 분야는 협력과 동시에 경쟁하는 시장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는 경쟁 모드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일한 고민에 직면한 IBM의 선택은 경쟁보다는 협력에 방점을 두고 있다. 물론 이번 세미나는 IBM 글로벌 테크니컬 서비스 그룹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IBM내 솔루션팀의 고민을 모두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IBM의 서비스 조직은 고객이 어떤 인프라를 사용하던, 심지어 IBM의 서버나 소프트웨어 등과 경쟁하는 업체의 솔루션을 사용해도 상관없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IBM은 기업용 메신저 인프라인 '세임타임 7.5'를 이클립스 기반으로 전면 수정했고, 내년 1분기에 출시될 로터스노츠도 이클립스 기반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뒤늦게 국내 그룹웨어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시장에도 뛰어들면서 중견중소기업 고객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IBM 입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익스체인지 2007과 오피스 2007, 다양한 오피스 서버 제품군을 엮어 통합 커뮤니케이션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묘책을 찾아야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스코를 제외한 국내외 교환기 업체나 단말기 업체등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갖춰가고 있어 적과의 동침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IBM의 몇몇 대기업 고객들이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채택하면서 통합 커뮤니케이션 분야 리딩 업체로서의 입지를 구긴 바 있다. 두 회사의 공조가 얼마나 많은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이번 세미나는 그런 고민의 첫번째 해법 소개라는 점에서 고객사는 물론 경쟁업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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