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의 압제로부터 해방된 날. 광복절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나라는 진정으로 해방된 나라에 살고 있는가.
8월 15일. 일본이 제2 차 세계대전에서 항복한 날이다. 그런데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종전 이래 처음으로 일본 총리 신분으로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했다. 한국, 중국 등 과거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국가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고이즈미는 가볍게 무시했다. 심지어 우리나라 여야 국회 의원들로 구성된 ‘민족정기 바로세우기 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야스쿠니 신사 현장 조사단은 일본 우익단체 등으로부터 모욕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 독도 문제와 고구려 역사의 운명
독도. 우리나라 동해의 끝자락을 지키는 외로운 섬이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이백리.....독도는 우리 땅” 우리나라 국민이면 다 알고 있는 노래 가사이기도 하다. 요즘 유치원생들도 이 정도 노래는 안다. 그렇지만 우리는 냄비 근성 처럼 그 때 뿐이다. 일본은 독도를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오늘도 침략의 역사를 쓰고 있는 데도 말이다. 오늘도 일본은 역사 교과서 왜곡을 하고 있다.
중국은 어떠한가. 동북공정(東北工程).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의 줄임말로 중국이 동북 변경지방의 역사와 현황에 대한 일련의 연구 작업을 뜻한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대표적인 일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인 고구려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겠다는 것이다. 단군 이래 우리 민족의 혼과 얼이 담긴 고구려 및 한반도의 역사가 송두리째 없어질 위험한 발상이다.
미국은 또 어떤가. 한미간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로 한국과 미국 사이의 갈등은 물론 나라 안에서도 분열이 일고 있다. 전시 작전통제권이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 한국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가 미국에게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이 아니라는 말인가. 주권국가란 작전통제권이 해당 국가의 군 통수권자에게 있는 것이 원칙인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지금 어느나라에 살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작은 반도 안에서 서로 반목하고 질시하며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남북으로 분단된 것도 서러운데 동서로 찟기고 지역으로 나뉘어 서로 갈등하고 있다. 개인 이기주의, 집단 이기주의가 온 나라에 가득하다. 주권 국가의 시민으로서 하나로 뭉쳐도 모자랄 판에 작은 이익에만 골몰하느라 우리 사회 곳곳에 식민지 노예 시민의 행태들이 판치고 있다. 멀리 팔레스타인 민족의 설움을 말하지 않더라도 불과 60여년 전만 해도 우리는 일제의 억압과 굴레 속에서 살아야만 했다. 당파 싸움으로 날을 새던 조선 왕조와 그 나라의 백성들은 조국을 잃고 일본의 노예가 되어 부끄러운 역사를 남겼던 것이다.
* 속빈 강정 IT 강국과 용병이 지키는 사이버 안보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사이버 세상은 과연 어떨까. 우리가 진정 IT강국인가. 우리나라가 윈도우 사용률은 90% 이상으로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편이다. 미국의 MS윈도우가 없다면 우리는 하루 생활도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경제 활동 자체가 마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온라인 게임, 인터넷 뱅킹은 물론 비즈니스 활동도 대부분 할 수 없다. 윈도우에 모든 관공서와 기업 개인이 모두 예속돼 있어 일상 생활 모두가 불가능할 지경인 것이다. MS가 무도하게 철수할 수 있다고 한국 정부를 위협하는 발언도 불과 얼마 몇달 전의 일이다.
우리가 자랑하는 IT가 나온 김에 휴대폰은 어떨까. 만일 일본의 핵심 부품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폰은 전혀 작동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 휴대폰 제조에 들어가는 부품에서 일본을 비롯한 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수준이라고 한다. 게다가 우리는 휴대폰 사용에 따라 미국 퀄컴에 매년 막대한 기술사용료(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한마디로 죽쒀서 개준 격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IT의 실제 현주소다.
인터넷의 인프라인 정보보안은 더욱 암울하다. 이미 안철수연구소가 지키는 백신 분야 이외에는 방화벽, IPS, 네트워크 보안장비 등 외국 정보보안 기술이 우리나라 네트워크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미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 및 네트워크 곳곳에 외국의 보안기술이 모두 장악하고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국가 핵심 기관이나 시설에도 버젓이 외국의 보안장비와 기술이 안방을 차지하듯이 버티고 있다. 만일 전쟁이라도 나면 외국이 우리나라 핵심 기간망을 일시에 외국의 통제 하에서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과 같다. 정보보안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우리 보안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핵심 심장부가 외국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면 심각한 일이다. 전시 작전통제권이 주권국가인 우리나라에 없듯이 말이다.
지난 광복절은 61주년이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지 61년이 지났건만 진정한 해방은 우리에게는 오지 않았다. 비록 일제로부터 광복은 되었다 할지라도 완전히 해방된 나라에 살고 있지 않다. 지금 우리 모두는 각자 스스로 진정한 주권국가의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슴 속 깊이 되물어 보아야 할 때다. 오늘 광복절, 온 나라 방방곡곡 농촌 마을 어귀에는 61년전 그 날 처럼 어김없이 무궁화 꽃이 유난히 활짝 피어나고 있다.
[끝맺는 말]
일본의 경제 진주만 공습은 미국을 2차 대전 이후 무서움을 모르던 미국에 위기감을 심어줬다. 그리고 소프트웨어로 성공했다. 일본의 도전에 보기좋게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그럼, 우리는 어떠했는가. 우리나라는 일본의 제조 중심 성공 스토리를 주로 답습했다. 전후 일본 제조 베끼기를 통해 작은 성공은 있었으나 현재 2006년에 향후 미래를 생각해 보면 암담하다. 속빈 IT 강국의 허울을 조금만 한꺼플 벗겨보면 온통 내부는 외산 일색이다. 껍데기 뿐인 IT 강국이었던 셈이다. 이제 진정한 지식 정보 소프트웨어 문화 강국을 만들어보자. 어려울수록 강해지는 우리 민족의 위대함이 있지 않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