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해진 뉴스가운데 눈길을 끄는 기사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메일 해고 통지'. 미국의 주요 전기전자자제품 판매점 가운데 하나인 라디오 샥(Radio Shack)은 지난달말 400여명의 직원들에게 이메일 해고통지서를 발송하는 방법으로 그들이 인원감축 대상에 포함된 사실을 통보했다고 한다.
요즘 직장인들의 하루 일과는 이메일을 확인하고 스팸메일을 지우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무시작에 앞서 커피 한잔을 즐기며 별다른 생각없이 마우스를 클릭하던 일이 이제는 '이메일 해고통지서'의 등장으로 가장 긴장되고 스트레스 받은 일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직장인으로서 해고통지서를 받는 일보다 더 우울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을테니까 말이다.
지난 97년말 시작된 IMF 외환위기 이후, '인원감축'과 '구조조정'이 일상화 된 가운데서도 아직은 '이메일 해고 통지서'가 우리나라에서 보편화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현재의 추세를 감안하면, 특히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초고속인터넷 강국이란 점을 고려한다면 조만간 국내에도 '이메일 해고통지서'가 보편화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을 듯 싶다.
지난 97년말 시작된 IMF 외환위기 이후, '인원감축'과 '구조조정'이 일상화 된 가운데서도 아직은 '이메일 해고 통지서'가 우리나라에서 보편화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현재의 추세를 감안하면, 특히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초고속인터넷 강국이란 점을 고려한다면 조만간 국내에도 '이메일 해고통지서'가 보편화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을 듯 싶다.
'이메일 해고 통지서'가 일반화 될 것이란 전망에 친구 한명이 "직장상사의 위로의 말과 어깨를 두드려주는 격려가 생략된 이메일 해고통지서는 너무 비인간적"이라며 "문명의 이기 때문에 세상이 갈수록 각박해진다"고 한탄했다. 그 친구가 지적한 것 처럼 많은 사람들은 이동전화와 인터넷 등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세상이 편리해지기는 했지만 갈수록 우리사회는 인간적인 정서가 매말라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동전화와 이메일 때문에 글자 하나하나에 보내는 이의 정성이 가득 담겨진 '손으로 쓴 편지'를 더 이상 받아 볼 수 없게 됐다는 고전적인 부연설명과 더불어.
그러고 보니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 첨단 통신매체의 등장으로 받는 사람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친필 서한'은 이미 오래전에 과거의 수레바퀴 속으로 사라졌으며 약속시간에 늦게 나타나는 연인을 가슴태우며 기다리는 애틋함도 이제는 옛 소설 속의 추억의 문구가 돼 버린 것이 사실이다.
빛의 속도로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이메일을 주고 받고 상대방이 약속시간에 1분만 늦어도 바로 휴대전화로 '어디쯤 오고 있는지', '왜 늦는지'를 확인하는 인스턴트식 세상에 이미 우리는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빛의 속도로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이메일을 주고 받고 상대방이 약속시간에 1분만 늦어도 바로 휴대전화로 '어디쯤 오고 있는지', '왜 늦는지'를 확인하는 인스턴트식 세상에 이미 우리는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세상은 분명 예전에 비해 각박해지고 비인간적으로 변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첨단 통신기기 등 문명의 이기가 세상을 각박하게 하고 인간적인 정서를 메마르게 한다는 주장은 동전의 한 면만을 보고 동전 전체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첨단 통신매체가 갖는 긍정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는 면이 있다.
일례로 현재 미국 동부의 소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은 인터넷과 이메일 덕분에 한국에 있는 가족은 물론 벗들과도 시간과 거리차를 극복하고 아쉬운대로 정을 나누며 살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일년에 한번도 편지를 쓰기 어려운 친구들에게 일년에 두세번씩 나의 근황을 전하고 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건 분명 이메일 덕분이다. 비록 이메일이 손으로 쓴 편지만큼의 감동과 정성을 전달해주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아예 소식을 전하지 못하며 지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테니까 말이다.
또 서울의 가족들, 특히 볼때마다 몰라보게 커버린 조카들을 가끔씩 만날 수 있는 것 또한 인터넷 화상채팅 덕분이다. 벌써 3년이란 시간 동안 떨어져 지내면서도 우리 딸 아이가 서울에 있는 사촌형제들과 지금도 서먹서먹한 감정을 느끼지 않고 깔깔거리며 조잘조잘 수다를 떠는 일은 인터넷 화상채팅이 그들을 연결해 주지 않았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넷 등 첨단 통신기술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날로 각박하게만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훈훈한 정을 느끼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때도 있는 셈이다.
또 서울의 가족들, 특히 볼때마다 몰라보게 커버린 조카들을 가끔씩 만날 수 있는 것 또한 인터넷 화상채팅 덕분이다. 벌써 3년이란 시간 동안 떨어져 지내면서도 우리 딸 아이가 서울에 있는 사촌형제들과 지금도 서먹서먹한 감정을 느끼지 않고 깔깔거리며 조잘조잘 수다를 떠는 일은 인터넷 화상채팅이 그들을 연결해 주지 않았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넷 등 첨단 통신기술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날로 각박하게만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훈훈한 정을 느끼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때도 있는 셈이다.
기술의 발전이 우리네 삶의 양태를 결정한다는 기술결정론이 옳은지 아니면 인간의 의지와 노력이 기술결정론을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맞는지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아무리 우리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일지라도 우리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그런 변수들은 충분히 제어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문명의 이기 때문에 세상이 갈수록 각박해진다"란 말은 공감가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말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첨단 기술의 등장에 등 떠밀려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으로 우리가 내 몰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우울한 일 아니겠는가.
"문명의 이기 때문에 세상이 갈수록 각박해진다"란 말은 공감가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말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첨단 기술의 등장에 등 떠밀려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으로 우리가 내 몰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우울한 일 아니겠는가.
마직막으로 '인터넷 해고 통지서'가 보편화되면 앞으로 "죄송하지만 당신은 이번 해고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라거나 "You are fired"라는 제목의 스팸메일이 직장인들을 상대로 더욱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생각은 쓸데없는 걱정으로 그쳤으면 하는 마음이다.
ksw1419
sungwooka@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