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알지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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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바이오텍 알지노믹스가 ‘초격차 기술특례상장(딥테크)’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심사 결과는 9월 말 나올 예정이다. 시장에선 알지노믹스의 밸류에이션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알지노믹스가 딥테크 문턱을 넘을 경우 혁신적인 기술력 입증이 가능한 만큼 5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초격차 기술특례상장 나서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술성 평가에서 A·A 등급을 획득한 알지노믹스는 초격차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알지노믹스가 무난히 거래소의 예비심사 문턱을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초격차 기술특례상장은 국가적으로 육성이 필요한 첨단·전략기술 분야 기업의 빠른 상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한국거래소는 과기부 등 국가기관 지정 전략기술을 보유한 초격차 특례기업에 선정된 기업은 상장 일정과 기술성 평가를 완화해 준다. 상장 예비심사 일정도 기존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된다. 이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에 대한 제도적 혜택의 일환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알지노믹스는 내년 상반기 내 코스닥 입성이 가능한 스케줄로 관측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알지노믹스의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R&D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알지노믹스는 올해 글로벌 빅파마인 일라이 릴리와 1조9000억원의 리보핵산(RNA) 편집 플랫폼 기술 기반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수출(L/O) 계약을 성사시켰다. 유전성 난청 질환을 목표로 한 연구 개발을 목적으로 알지노믹스는 초기 R&D를 수행할 예정이며 일라이 릴리가 후속 개발 및 상업화를 담당한다.

알지노믹스는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통한 항암·난치성 질환 바이오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알지노믹스의 RNA 편집 치료제 플랫폼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청신호로 여겨질 만한 이벤트다. LO 성과로 인해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70억원의 마일스톤 매출이 발생했다. 알지노믹스는 이처럼 연구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며 정부 지원금과 외부 투자를 통해 연구개발 및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우월 기업 위주로 피어그룹 산정 계획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열악한 바이오 투자 환경 속에서도 KB인베스트먼트, 에이온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삼성벤처투자, 쿼드벤처스로부터 203억원 규모의 프리IPO 시리즈 투자를 유치했다. 기술 경쟁력으로 투자자들을 사로잡으며 시리즈A부터 프리IPO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투자를 이끌어낸 것이다. 시리즈A 라운드에서는 120억원, 시리즈B라운드(105억원), 시리즈C라운드(384억원), 프리IPO 등을 포함해 총 8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모았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IPO 당시 약 1100억원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다.

알지노믹스의 IPO가 구체화됨에 따라 재무적투자자(FI)들의 자금회수(엑시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다만 글로벌 혁신 RNA 신약 벤처투자조합, 시너지바이오헬스케어벤처펀드, LSK 헬스케어 2호 펀드 등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투자사가 많아 상장 후 알지노믹스의 주가가 하락한다면 오버행 이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알지노믹스는 아직 밸류에이션을 산정하지 않았으나 국내 바이오사 위주로 피어그룹을 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어떤 비교기업을 선택해 시장을 설득하느냐에 따라 상장 몸값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 알지노믹스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산정 기준은 주관사에서 준비 중”이라며 “대부분의 회사들이 국내 우월 기업을 선정한 것처럼 비슷한 방향으로 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알지노믹스 향후 몸값은 

시장에서는 알지노믹스가 최대 조 단위 몸값을 넘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IPO를 앞두고 디앤디파마텍과 지아이이노베이션 등 1~2조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체결한 바이오텍들의 몸값이 5000억~1조원까지 치솟은 사례가 적지 않다. 알지노믹스 관계자는 “밸류에이션은 거래소 심사 이후에 공개할 것”이라며 “공모 자금은 대부분 신약 얀구개발에 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알지노믹스는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여서 비교기업을 활용한 PER 산정이 어렵다.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순자산가치(NAV) 평가 역시 쉽지 않다. 부채가 자산을 크게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업계 특성상 성장 가능성, 기술력 등 무형자산 가치가 더욱 중요하게 평가받는 이유다.  

그럼에도 기술특례로 상장하기 전 굵직한 LO 성과를 낸 지아이이노베이션과 비교해보면, 이 회사는 알지노믹스처럼 연매출 100억원 미만을 유지하고 있었음에도 예상 시가총액을 4621억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 산정에서는 55.16%에서 41.15% 할인율을 적용해 1만6000~2만1000원 사이의 공모가 밴드를 도출했다. 공모가 확정 이후 상장 당시 기업가치는 5536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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