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Sh수협은행 본사 전경 /사진 제공=수협은행
서울 송파구 Sh수협은행 본사 전경 /사진 제공=수협은행

Sh수협은행이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상반기 실적에서 드러난 구조적 과제를 보완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에서는 어업금융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비이자 부문 강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수협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증가한 1550억원이다. 이는 충당금 전입액 규모가 감소하면서 이익 체력이 강화된 결과다. 총여신 규모가 지난해 6월 말 44조9204억원에서 올 6월 말 47조3043억원으로 2조3839억원 증가했지만 충당금 전입액 규모는 줄었다. 이는 수협은행이 외형 확대와 자산건전성 관리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의미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약세를 보였다. 순이자이익은 1년 전 5092억원에서 4988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순수수료이익이 157억원에서 68억원으로 56.7% 감소하며 비이자이익 기반 확대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이번 실적에서 보듯 수협은행의 구조적 과제는 전통적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 펀드, 자산운용 등 비이자이익 사업을 확대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것이다. 실제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평균 순수수료이익은 5102억원에 이른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 5961억원 △국민은행 5721억원 △우리은행 4765억원 △하나은행 3961억원 등이다.

이런 가운데 수협은행의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협은행은 지난달 29일 트리니티자산운용 지분 100%를 모두 확보했다. 12일 이사회 승인부터 거래 종결까지 보름 남짓 걸린 속도전을 편 결과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은 공모주, 고수익 펀드, 정보기술(IT)주에 강점을 가진 중소형 운용사다. 올 6월 말 기준 운용자산은 1569억원으로 많지 않지만 2017년 1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는 등 투자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가 외형확장을 넘어 수협은행의 수익구조를 안정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은행의 광범위한 고객 네트워크와 운용사의 투자역량이 결합하면 자산관리(WM)·연금·신탁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공모·사모 상품 라인업 확대, 신탁·퇴직연금·WM과 연계한 솔루션 출시 등으로 비이자이익을 늘릴 수도 있다.

자산운용업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분야인 만큼 운용자산(AUM)을 늘릴수록 수익 변동성이 낮아진다. 초기 투자 부담이 제한적이라는 점 역시 은행으로서는 매력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의 운용 자산이 원칙적으로 은행 자산에 편입되지 않고 별도 계정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자산건전성에 대한 부담도 작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는 수협은행이 '어업인 특화 금융'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친화적인 투자상품 공급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서는 수협은행이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새로운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리스크 관리 체계 정교화는 필수 과제다. 상반기에 1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낸 트리니티자산운용은 자산 리밸런싱 및 수익성 정상화가 필요하다. 은행과 운용사 간 내부통제 규정 및 조직문화 차이를 어떻게 조율할지도 관건이다. 반대로 보면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를 고도화하는 과정이 장기 경쟁력으로 환원될 수 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이자수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비이자 기반의 수익원을 확대할 것"이라며 "비은행 부문과의 시너지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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