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인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에 근접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8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한때 전날 대비 2% 상승한 12만326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14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12만4514달러보다 1%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다. 또 비트코인이 12만3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8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에만 12% 상승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재개됐다. 또 지난 1일 시작된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미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법정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해 비트코인이나 금과 같은 자산을 매수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이 비트코인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트레이더들은 정치 및 경제적 긴장 고조에 따라 위험 분산 차원에서 가상자산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 켄드릭 디지털자산리서치 글로벌 책임자는 “이번 셧다운은 의미가 있다”며 “이 기간 동안 비트코인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18~2019년 셧다운 당시에는 비트코인이 전통적 위험자산과의 연동성이 낮았기 때문에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비트코인이 조만간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한 이후 13만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계절적 흐름도 비트코인 강세 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0년 중 9년 동안 10월에 상승세를 보이며 ‘업토버(Uptober)’라는 별칭을 얻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된 점도 비트코인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최근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인 ADP의 고용 지표에서 지난달 미국 민간 기업 고용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서 금리인하가 확실시되고 있다. 통상 금리인하는 채권 등 안전자산의 매력을 떨어뜨려서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강화된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30% 이상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 정치권에서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입법 환경이 조성된 덕분에 약 1년 동안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또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와 같은 기업들이 가상자산을 대규모로 매입하면서 수요를 끌어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