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법인이 현지 증시에 상장한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약 50%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모회사인 LG전자를 뛰어넘었다.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에서 열린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식에 참석한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사진 제공=LG전자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에서 열린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식에 참석한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사진 제공=LG전자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LG전자 인도법인은 인도 증시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8% 오른 1690루피로 마감했다. 시총은 약 130억달러(약 18조6000억원)를 기록해 13조5200억원인 본사보다 높게 형성됐다. 

이날 주가는 장중 한때 공모가 대비 53.4% 오른 1749루피까지 치솟았다. 

주식배정청약에는 인도 기업공개(IPO) 역사상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기관투자자 중심의 높은 수요로 IPO는 54배의 경쟁률을 보였다. 아랍에미리트(UAE), 노르웨이, 싱가포르 국부펀드뿐 아니라 블랙록, 피델리티인터내셔널 등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이 앵커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번 상장은 신주 발행 없이 지분을 매각하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진행돼서 조달 자금은 모두 본사로 유입된다. 앞서 LG전자는 인도법인 발행주식의 15%에 해당하는 약 1억181만주를 구주매출로 처분했다.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주당 1140루피로 책정됐다.

이번 상장을 주관한 액시스캐피털의 아툴 메흐라 대표는 “LG의 기록적인 상장 성과는 회사의 비전과 펀더멘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강한 신뢰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흥행은 인도 자본시장의 깊이와 성숙도를 입증하며 대규모의 고품질 공모주를 책임 있는 밸류에이션으로 흡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강세는 인도에서 상장을 준비 중인 다른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올해 인도 최대 규모 IPO였던 타타캐피털이 상장 첫날 1.4% 상승에 그쳤던 것과 대비된다. 지난 2년간 인도 시장은 전 세계에서 IPO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 시장 중 하나로 대규모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등록된 독립 애널리스트 히만슈 두가르는 “LG전자 인도법인은 가장 폭넓은 제품 라인업을 갖춘 상장 가전업체로 대부분의 제품군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레드시어컨설팅은 지난해 약 750억달러였던 인도의 전자 및 가전 시장은 2029년까지 1300억~1500억달러로 거의 두 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가르는 “이에 따라 시장 선도업체인 LG전자 인도법인이 이 같은 성장 흐름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모틸랄 오스왈, 엠카이 글로벌, 에퀴러스 캐피털 등 현지 주요 증권사는 LG에 대해 낙관적인 보고서를 내며 목표 주가를 1705~2050루피로 제시했다.  

블룸버그는 “LG와 타타의 상장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IPO 시장’으로 불리는 인도 시장의 강세를 시험하는 사례로 주목받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두 건의 대규모 상장으로 인도의 올해 IPO 조달액은 이미 150억달러를 넘어섰다. 대형 공모의 급증으로 올해 IPO 조달액이 지난해의 약 21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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