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디지털마케팅 전문 기업의 마케팅 솔루션 특징 및 인공지능(AI) 전략에 대해 분석합니다.

기업에게 고객 정보 및 행동 데이터는 필수 마케팅 도구다. 고객의 행동 패턴을 파악해야 이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객 정보와 고객 행동 데이터는 각각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과 데이터관리플랫폼(DMP)에 분산돼 있었다. 이로 인해 마케터는 CRM과 DMP를 번갈아 사용하며 데이터를 확인해야 했다. ‘리타깃팅 광고 플랫폼’ 기업 인라이플은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21년 고객 정보와 행동 데이터를 모두 통합해 볼 수 있는 차세대 CRM ‘튠(TUNE)720’을 출시했다. 회사는 올해 인공지능(AI) 서비스 '튜니'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인라이플 사무실에서 임재성 AI전략실 상무를 만나 회사의 전략에 대해 들었다.
고객 행동 데이터도 CRM서 확인
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CRM 솔루션에는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의 데이터가 담겨있다. 이는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며 입력하는 1차 데이터다. 기업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현재는 고객이 아니지만 앞으로 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의 데이터도 필요하다. 1차 데이터처럼 개인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서비스 내 행동 패턴을 보여주는 3차 데이터가 있어야 잠재 고객을 파악할 수 있다. 가령 50대 남성이 쇼핑몰 웹사이트에 접속해 어떤 카테고리의 어떤 상품을 클릭했는지와 같은 데이터다. 이러한 비식별데이터가 모여있는 곳이 DMP다. 마케터는 CRM에서 현재 고객과 관련된 데이터를 확인하고 DMP에서 잠재 고객 데이터를 따로 찾아봐야 했다.
인라이플은 이 두 가지 데이터를 튠720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했다. 기존 CRM 솔루션에는 없던 기능이기 때문에 '차세대 CRM 솔루션'이라 불린다. 튠720은 업종별로 정리된 각종 데이터도 제공한다. 패션쇼핑몰의 평균 구매전환율, 여성 패션몰의 일일 평균 접속자 수, 쇼핑몰 접속자 중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는 이용자의 비중 등의 수치다. 마케터는 이러한 업종별 평균 수치를 통해 자사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튠720은 300여개의 CRM 관련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하지만 플랫폼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마케터가 이를 찾아보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인라이플은 마케터가 더 쉽게 고객 데이터를 탐색할 수 있도록 올해 12월 AI 서비스 ‘튜니’를 출시할 예정이다. 튜니는 미국 AI 기업 오픈AI의 대규모 언어모델(LLM) GPT를 기반으로 인라이플이 자체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켜 개발한 서비스다.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튜니는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대답해준다.

튠720을 통해 마케팅을 펼쳐 효과를 본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A사는 튠720의 고객데이터플랫폼(Customer Data Platform, CDP)을 도입해 자사몰 회원 데이터를 분석했다. 튜니의 AI 어드바이저를 통해 '최근 3개월 내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았지만 구매를 하지 않은' 잠재 고객들을 추출해 이 리스트를 카카오톡의 알림톡과 친구톡 CRM 메시지 발송 시스템과 연동했다. 이후 AI가 자동으로 △관심 상품 △구매 가능성 시간대 △기기별 구매 경향 등을 분석해 알림톡 발송 타이밍과 메시지를 최적화했다. 그결과 튠720 도입 이전보다 알림톡클릭률(CTR)은 4.2배, 구매전환율은 2.1배, 광고투자대비수익률(ROAS)은 8배 증가했다.
여행 전문 기업 B사는 튠720의 DMP를 활용해 '여행 관련 행동 데이터를 보유한 고객군'을 분석했다. 최근 30일 내 ‘항공권 구매’ 또는 ‘여행용품 결제 이력’이 있는 고객을 식별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라이플 모비온(Mobon)의 DA(Display Ads) 캠페인을 집행했다. 튠720의 분석 시스템은 △여행 시기 △관심 지역 △구매주기 등을 고려해 캠페인 대상 고객군을 자동 생성했다. 그 결과 튠720을 활용하기 전과 비교해 CTR은 1.3배, 구매전환율은 1.2배, ROAS는 1.5배 향상됐다.
인라이플은 이같은 AI 및 데이터 기반의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임 상무는 "IPO는 단순한 재무적 이벤트가 아니라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평가받는 과정"이라며 "전 구성원이 같은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라이플은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자회사 모비소프트와 모비랩의 주요 앱을 일본·대만·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현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지사설립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광고 인벤토리와 데이터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DMTS서 마케터들에게 AI 마케팅 사례 전파
그는 2025년이 CRM 및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의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존의 CRM 솔루션들이 AI를 접목한 새로운 CRM을 출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그는 각 기업 마케터들에게 국내외의 AI CRM 솔루션 도입 사례를 공유한다.
임 상무는 블로터 주최로 이달 29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리는 '디지털마케팅&테크놀로지 서밋(DMTS) 2026'에서 'AI 시대, 망설이는 순간 폭망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한다. 그는 "DMTS 2026이 마케터들이 자사 업무 효율을 개선하고 데이터 기반 마케팅의 AI 전환(AX)을 실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AI 기반 마케팅의 출발점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MTS 2026은 'AI 시대의 고객 연결 전략'을 주제로 열린다. 크리테오·오브젠·티즈코리아·데이터라이즈 등 주요 디지털마케팅 기업이 자사 AI 솔루션을 소개한다. LG전자·CJ올리브영·W컨셉·컬리 등은 자사의 마케팅 성공 사례에 대해 설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