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이 이달 27일 세종시 네이버 '각 세종' 데이터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네이버클라우드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이 이달 27일 세종시 네이버 '각 세종' 데이터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세종'이 급증하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7년과 2029년 연속 확장에 나선다. 원자력발전소 수준의 내진 설계를 기반으로 장기간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하는 동시에 차세대 로봇 자동화 기술을 내부에 도입해 운영 효율화도 추진하고 있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은 이달 27일 세종시에 위치한 각 세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3년 11월 각 세종을 오픈했지만 벌써 포화 상태"라며 "2차·3차 서버동 구축을 연말부터 본격화해 2027년과 2029년에 각각 추가 오픈한다"고 밝혔다.

각 세종은 축구장 41개 크기인 29만4000제곱미터(㎡) 부지 위에 최대 270메가와트(M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6차까지 전체 증설 시 국내 최대 수준인 60만 유닛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다. 175만리터(L)의 저장 유류량을 확보해 비상 상황에서도 중단 없이 가동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규모 7.0 지진에도 끄떡없는 특등급 내진

네이버 '각 세종' 데이터센터 정문 /사진 제공=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 '각 세종' 데이터센터 정문 /사진 제공=네이버클라우드

각 세종의 가장 큰 차별점은 극한의 안정성이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구축 시 예측 가능한 모든 재해를 반영했다. 특히 규모 7.0, 진도 9 수준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특등급 내진 설계를 적용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에 적용하는 수준과 동등하다.

화재 대응에도 만전을 기했다. 불길이 각 세종에 닿기 전에 진압할 수 있도록 본관·북관·워크스테이에 방수총을 설치했고 외부 조경에는 스프링클러와 열화상 카메라도 설치했다. 배터리실에는 소화가스와 스프링클러를 모두 배치해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집중호우와 산사태도 대비 대상이다. 노 센터장은 "기후가 열대성으로 바뀌며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비가 오는데,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반영해 센터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로봇이 서버 옮긴다

네이버의 데이터센터용 자동화 로봇 '가로'와 '세로' /사진 제공=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의 데이터센터용 자동화 로봇 '가로'와 '세로' /사진 제공=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로봇 자동화에도 적극적이다. 네이버랩스와 협업해 개발한 자산관리 로봇 '세로'는 창고에서 서버의 불출과 적재를 사람의 개입 없이 수행한다. 2밀리미터(mm) 단위로 자산을 정확하게 집고 안전하게 적재하며 3미터(m) 높이까지 자산을 쌓을 수 있어 면적당 수용량을 높였다.

자율 운송 로봇 '가로'는 서버실과 로봇 창고를 오가며 최대 400킬로그램(kg)까지 고중량 자산을 운반한다. 작업자 개입 없이 스스로 이동하지만 '파워 어시스트 모드'로 전환하면 핸들을 제어하며 수동 운송도 가능하다.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는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사람들의 이동을 돕는다.

노 센터장은 "로봇 도입으로 산업재해 등 안전 부분도 강화되고 반복적으로 서버를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면 부족·비용 급등 '보릿고개' 경고

네이버 '각 세종' 데이터센터 서버실 /사진 제공=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 '각 세종' 데이터센터 서버실 /사진 제공=네이버클라우드

하지만 각 세종의 빠른 확장 이면에는 데이터센터 업계 전반의 고민이 자리하고 있다. 노 센터장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데이터센터 보릿고개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 AI 연산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서버를 운영할 데이터센터 내부 공간이 점차 부족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GPU 전력 사용이 높아지며 수백 개의 GPU가 하나의 클러스터로 움직이기 때문에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하고 전력 밀도가 높아지면서 기존 데이터센터가 압축적으로 상면을 쓰게 돼 공간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2027년부터는 상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때까지는 공급 부족이 지속될 전망이다. 네이버가 공격적으로 각 세종의 증설에 나서는 이유다.

더 우려되는 건 비용 급등이다. 노 센터장은 "렉당 가격을 과거보다 두세 배 이상을 줘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투자자본이 데이터센터 시장에 들어와 이익률을 극대화하면서 상면 비용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력 공급도 숙제다. 수도권은 분산에너지법으로 10메가와트(MW) 이상 전력 확보가 어렵고, 춘천·세종 같은 지방은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만 인구 소멸로 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인프라 투자 부담이 크다.

다만 데이터센터 수요가 AI 등 특정 영역에만 집중된 탓에 무턱대고 확장을 지속하기도 어렵다. 갑자기 수요가 둔화하면 곧바로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노 센터장은 "공급과 수요가 다원화돼야 하는데 일부 수요에 집중된 부분이 우려되지만 상면은 계속 공급 부족 상황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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