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SK본사 사옥 /사진 제공=SK
서울 종로구 SK본사 사옥 /사진 제공=SK

 

SK그룹이 2026년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거버넌스책임자(CGO)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룹은 현장 실무 경험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두루 갖춘 '실행형 리더'를 전면 배치하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조직의 안정 속 변화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차세대 기술 리더 부상 

SK그룹은 30일 오전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계열사 이사회에서 확정된 2026년 사장단 인사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2021년 이후 4년 만에 부회장 승진자가 나왔다. 이형희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SK㈜ 부회장단에 합류하게 됐다. 2024년 출범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체제 이후 처음으로 배출된 부회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초 재계 안팎에서는 SK하이닉스 성장을 이끈 곽노정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올해 승진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정재헌 CGO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정 사장은 컴플라이언스 역량 강화와 거버넌스 고도화를 통해 고객 신뢰 경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최근 대규모 해킹 사태가 불거졌던 만큼 신뢰 거버넌스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평가다. 

기존 SK텔레콤을 이끌던 유영상 사장은 SK수펙스 AI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 차원의 AI 전략 확산을 총괄하기로 했다.

 

이형희, SK㈜ 부회장단 합류

그룹 지주회사인 SK㈜에서는 재무·사업개발 전문가인 강동수 PM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장용호 대표이사를 보좌하며 지주회사 운영 전반을 총괄할 예정이다. 강 부문장은 SK㈜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효율화 작업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SK온은 소재·제조 전문성을 갖춘 이용욱 SK실트론 대표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석희 사장과 함께 배터리 사업의 체질 개선과 글로벌 확장 전략을 이끌 계획이다. SKC는 자회사 SK엔펄스의 김종우 대표를 사장으로 올려 안정적 사업 운영과 미래 성장 기반 강화에 나선다.

SK에코플랜트는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성공 신화를 이끈 역량을 바탕으로 신성장사업의 실행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SK㈜ 머티리얼즈 CIC를 이끌어온 송창록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첨단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이종수 LNG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현장 이해도가 높은 이 사장은 안정적 에너지 사업 운영과 함께 에너지솔루션 등 신규 성장축을 모색한다.

SK스퀘어는 글로벌 투자 전문가로 꼽히는 김정규 SK㈜ 비서실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미래 성장 포트폴리오 구축과 글로벌 투자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SK AX는 클라우드와 ITS 컨설팅 등 ICT 분야 전반을 경험한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고객 중심 경영을 강화하며 주요 사업의 수익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에서는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을 주도하며 메모리 반도체 전 부문에서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SK실트론은 자회사 SK실트론CSS의 정광진 대표, SK브로드밴드는 김성수 유선·미디어사업부장을 각각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두 인물 모두 각 사업 영역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형 리더로, 실행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윤풍영 SK AX 대표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으로 이동, AI·DT 기반의 그룹 전환을 이끌며 '또 같이' 시너지를 강화한다. 염성진 CR팀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을 맡게 됐다. 염 신임 위원장은 그룹의 대외협력 수준을 한층 끌어올린 성과를 인정받았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각 계열사가 직면한 현안을 빠르게 해결하고 현장과 실행 중심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그룹 전반의 경쟁력과 조직 역동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사는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졌다. 현재 추진 중인 리밸런싱과 운영개선(O/I), 인공지능(AI) 전환 등 핵심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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