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현, 이홍구 KB증권 각자대표의 12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KB금융지주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의 인선 절차가 본격화됐다. 합병 이후 KB증권의 안정적인 성과가 이어지며 KB금융 비은행 부문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은 만큼 두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동시에 지주 내 세대교체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3일 KB금융에 따르면 비은행 계열사 중심의 조직 재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추위에서는 KB증권의 리더십 구도와 각자대표 체제 유지 여부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투자은행(IB)과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기반 확충을 주도했고 이 대표는 자산관리(WM)와 리테일 부문 경쟁력 강화를 이끌며 균형 있는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양 대표가 이끄는 각 부문 실적의 연속성 측면에서 연임 명분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2016년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 이후 조직 통합과 IB 기반 확충을 주도했다. 이 대표는 2024년 대표이사 임기 개시 이후 WM·리테일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며 실적 반등을 견인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은 4967억원으로 총영업이익 1조5989억원 중 약 30%를 차지했다. 총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4% 늘었지만 영업이익(6623억원)과 당기순이익(4967억원)은 각각 9.3%, 9.2%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WM 부문이 7289억원으로 14.4% 증가했고 IB 부문은 3668억원으로 31.4% 늘었다. 기업공개(IPO)와 채권발행주선(DCM) 리그테이블에서 모두 1위를 유지하며 IB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리테일 고객 총자산은 20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증가해 WM·리테일 부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 같은 실적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전략과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뒷받침된 결과로 평가된다. 다만 각자대표 체제가 장기화되면서 의사결정 효율성 논란이 병존하고 있다. 특히 KB금융지주 내에서 '세대교체'와 '조직 역동성'이 계열사 CEO 인선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대추위가 내부 인사 승진이나 단일대표 체제 전환을 검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각자대표 체제는 4년째 이어지고 있다.
KB금융은 내년 초 그룹 차원의 비은행 재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구조조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증권 부문 리더십 변화가 병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룹 전체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계열사 CEO 인선을 함께 조정하는 '패키지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종희 KB금융 회장 취임 이후 그룹의 인사 방향이 성과와 속도, 그리고 세대교체를 중시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각자대표의 연임 명분은 충분하지만 지주 차원의 세대교체 기류가 현실화될 경우 리더십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말 대추위의 결정은 단순히 KB증권의 인사 이슈를 넘어 KB금융 비은행 부문의 리더십 재편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