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여름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사진 제공=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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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때 전 거래일 대비 3.747% 하락한 10만2440달러를 기록하며 6월 23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이는 한 달 전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약 20%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달 중순 대규모 롱(매수) 포지션 청산 이후 트레이더들이 시장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와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 장기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디파이(DeFi) 전문업체 어고니아의 크리스 뉴하우스 리서치 디렉터는 “비트코인이 6월 저점으로 되돌아간 것은 10월 대규모 청산 사태로 인한 심리적 부담을 시장이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사건은 시장 참여자들이 우세한 하락세 속에서 포지션을 취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한편 옵션 트레이더들은 추가 하락에 대비한 방어적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데리빗에 따르면 11월 말 만기 기준 행사가 8만달러인 풋옵션 계약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비트코인의 하락세는 고평가 논란으로 인한 주요 기술주 급락 흐름과도 맞물린다. 팔란티어와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이 조정을 겪고 있는데 투기적 모멘텀의 지표로 여겨지는 비트코인 역시 이에 일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 디지털 자산 보유 기업들의 매도 가능성 등 가상자산 시장에 여러 역풍이 불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는 지난 한 달간 순유출을 기록하며 올해 초 강세장 이후 식어가는 투자 수요를 반영했다. 

뉴하우스는 “장기적인 방향성은 여전히 명확히 약세지만 10월 청산의 충격이 트레이더들이 강한 확신을 갖고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을 막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지속적 방향성보다는 단기 모멘텀 중심의 전술적 거래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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