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쿠팡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1%, 52% 신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7%에 그쳤다. / 사진 제공 = 쿠팡
올해 3분기 쿠팡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1%, 52% 신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7%에 그쳤다. / 사진 제공 = 쿠팡

올해 들어 매 분기 20% 내외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쿠팡이 영업이익률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1%대에 머무르며 고민을 안고 있다. 향후 대만 등 성장사업 부문 투자 확대로 인한 지출이 불가피한 만큼, 자동화 기술 도입과 같은 여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률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쿠팡Inc가 5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3분기 매출은 12조8455억원(92억6700만 달러·분기 평균환율 1386.16)으로 전년 동기(10조6901억원) 대비 20%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45억원(1억6200만달러)으로, 지난해 1481억원과 비교해 51.5% 증가했다.

국내 주력 사업인 로켓그로스와 로켓배송, 마켓플레이스 전반에서 고객 지출이 큰 폭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해당 부문의 활성고객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2470만명, 원화 기준 매출은 18% 증가한 11조615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객 1인당 매출이 44만7730원에 달한 셈이다.

쿠팡은 올해 매 분기 고공행진하고 있다. 매출은 평균 20%, 영업이익은 최대 세 자릿수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결과, 누적 매출 35조 6229억원, 누적 영업이익 6445억원을 내며 같은 기간 최대 실적(평균환율 1386.16)을 갈아치웠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5일(한국시간) 컨퍼런스콜에서 “고객 지출이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확대되는 구조는 저희가 오랜 기간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해 집요하게 투자해온 결과”라며 “한국은 여전히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견고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대만·파페치·쿠팡플레이·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부문의 매출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31% 성장한 1조7839억원을 내며 순항했다. 김 의장은 대만 로켓배송에 대해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번 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놀라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고객 경험 전반을 최고 수준으로 구축하는데 집중한 결과 높은 유입률과 유지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 자릿수에 그치는 영업이익률은 숙제로 남았다. 3분기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7%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1.38%)와 비교해 소폭 개선됐지만 올해 1분기(1.9%)보다 낮았고 2분기(1.7%)와 동일한 수준이다. 외신들도 쿠팡의 수익성 부진을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올 3분기 영업이익 1억 6200만달러는 증권가 예상치 2억 1010만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쿠팡이 알리바바, 테무 등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당분간 성장사업 부문 지출 확대로 인해 수익성 침체는 지속될 전망이다. 쿠팡은 2025년에만 대만 로켓배송 등의 분야에 9억5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 예산을 편성해 놓은 상태다. 이는 쿠팡이 앞서 전망한 올 한 해 성장사업 부문 손실 규모와 동일한 금액이다. 에비타(EBITDA) 손실은 곧 투자 규모를 나타낸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3분기 성장사업 부문의 손실이 전년 동기 대비 135%, 지난 2분기 대비 23% 증가한 4047억원에 달한 것도 공격적인 투자 집행의 영향이 컸다.

거랍 아난드 CFO는 “(에비타 손실은) 대만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성장 모멘텀 지원을 위해 필요한 투자 수준이 증가한 데 기인한다”며 “이러한 투자 수준은 각 사업의 잠재력에 대한 당사의 확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 사진 제공 = 쿠팡

쿠팡은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 자동화 기술 도입 등 운영 효율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자율운반로봇(AGV) △소팅 봇 △로보틱 배거를 포함해 물건을 2~3개씩 묶어 배송하는 합포장 방식을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자체 배송 등 라스트마일(소비자에 상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 물류망 구축을 시작한 대만에 이러한 기술 노하우를 적용한다면 손실을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김 의장은 “물류 및 풀필먼트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자동화 기술 도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고, 잠재력에 비해 초기 단계지만 프로세스·기술혁신 문화에 힘입어 서비스 품질, 운영 효율성에 개선을 보이고 있다”며 “자동화는 이 두 영역 모두에서 강력한 성장동력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의 경우) 자체 물류망을 통한 배송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고객이 한국 쿠팡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속도와 신뢰도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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