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코리아가 12일 X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의 국내 도입 예정 사실을 공식화했다. 2019년부터 완전 자율주행 도입 준비에 나섰던 결과물이 6년 만에 공개된 것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이번에 ‘감독형 FSD’ 기능을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운전자가 항상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서울 한강 일대에서 자체 엔지니어링 테스트 차량으로 감독형 FSD 시험 주행을 진행했고 그 영상을 X 채널 등에 공개했다. 테슬라코리아는 “미국 규격의 시제품 차량을 사용했으며, 안전 운전자가 테스트 단계에서 주행 중 촬영한 것”이라며 “감독형 FSD는 완전한 자율주행 기능이 아니므로 운전자는 항상 주의를 유지하고 즉시 제어할 준비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델 S 또는 모델 X로 추정되는 테스트 차량은 운전자 개입 없이 한강공원 차단기 출구와 지하 도로를 통과했고 복잡한 골목길을 자연스럽게 주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영상 속 운전자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스티어링 휠을 잡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방 주시 필요한 '감독형 FSD'
국내에 도입될 감독형 FSD는 북미 지역 등에서 운영 중인 ‘비감독형 FSD’와 차이가 있다. 비감독형은 차량 시스템이 모든 주행 상황을 스스로 판단·대응하지만 감독형은 운전자가 상시 개입할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차량 내 룸미러 카메라가 운전자의 시선이 전방에서 벗어난 것을 감지할 경우 “도로 상황에 주의해달라”는 안내가 제공된다. 업계에서는 감독형 FSD를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2~2+, 비감독형 FSD를 레벨 4 이상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2019년 모델 3를 국내 출시한 이후, FSD 구현을 위한 사전 준비에 착수했다. 당시 신호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오토파일럿을 별도 옵션으로 운영하는 대신 FSD 가격만 따로 책정하며 국내 도입을 예고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일정이 발표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답답함이 이어졌다.

FSD 도입 준비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2024년 4월부터다. 당시 테슬라코리아는 국토교통부 관계자에게 “도입을 추진 중이니 기다려달라”고 전달했으며 도로교통공단과 자율주행 교통안전 교육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12월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테슬라 FSD 도입을 막고 있지 않다”고 밝혔고 2025년 3월에는 “테슬라가 자기인증제도를 활용해 국내에서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의 ‘국토부가 FSD 도입을 막고 있다’는 주장과는 다른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테슬라코리아는 신중하게 연구를 이어온 셈이다.
이번 발표로 최대 6년간 기다려온 소비자들의 갈증은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테슬라코리아가 밝힌 국내 FSD 옵션 가격은 904만3000원이다.

중국산 차량도 '감독형 FSD' 적용되나
다만 국내 FSD 확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테슬라코리아가 공개한 테스트 차량은 미국 생산 차량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 국내 도입에 제약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 판매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모델 Y·모델 3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생산분이다. 이들 차량은 유럽 안전 기준이 적용돼 감독형 FSD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또 하드웨어 버전에 따른 호환성 문제도 있다. 현재 국내 판매 차량에는 HW4(4세대 하드웨어)가 탑재돼 있지만 구형 차량은 HW3(3세대) 사양이다. 테슬라코리아가 HW4 차량에 우선 적용할 경우 HW3 이용자들의 반발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블로터는 앞으로 ‘테슬라 국내 FSD 시대’를 맞아 테슬라코리아의 움직임과 업계 반응을 지속적으로 추적·보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