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차바이오텍, 이미지 제작=이승준 기자
/사진 제공=차바이오텍, 이미지 제작=이승준 기자

차바이오텍이 3분기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비용·금융 부담이 누적되며 레버리지 효과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총이익률은 개선됐지만, 판매관리비와 비현금성 손실이 확대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후퇴했고 현금흐름도 악화됐다. 시장에서는 확장 중심 전략으로는 수익성 회복이 어렵다고 진단한다. 동시에 사업 재편과 비용 효율화가 향후 분위기 전환의 핵심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매출 최대지만 이익은 후퇴한 3분기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승준 기자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승준 기자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올해 3분기 실적으로 매출 3186억8000만원, 영업손실 80억6000만원, 당기순손실 91억7000만원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 2720억원2000만원에서 20% 늘어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전년동기(68억2000만원)에서 확대되며 적자기조를 이어갔고 당기순이익도 1년 전 235억9000만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지난해와 동일한 2.5%로 나타났고 당기순이익률은 지난해 8.7%에서 올해 -2.9%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의 핵심으로 '외형 성장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레버리지 효과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 집중한다. 매출총이익이 927억7000만원으로 전년동기(750억6000만원)에서 23.6% 늘었지만 고정비 성격의 비용 증가가 이를 대부분 상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판관비는 1008억30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하며 매출총이익 증가분을 잠식했다. 외형 확장이 수익성 전환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가 분기 실적 전반에 드러난 셈이다.

특히 비용 항목 전반이 확대되며 수익성 지표가 다시 약화되는 모습이 주목받는다. 판관비는 1008억30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해 매출총이익 증가분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감가상각비 역시 407억원으로 1년 전(284억3000만원)보다 크게 증가하며 고정성 비용 부담이 더 두드려졌다. 비용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출 대비 이익 기여도가 낮아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당기순손실 확대에는 비현금성 금융손실 누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읽힌다. 3분기 파생상품평가손실은 152억8000만원, 이자비용은 407억2000만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279.2%, 66.5% 증가했다. 환율변동 등 기타 금융요인까지 포함하면 656억원의 비현금성 손실이 반영된 셈이다. 현금유출이 없는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회계상 손실 규모가 분기손익을 추가로 압박하며 수익성 회복을 더욱 지연시켰다.

 

레버리지 부재를 만든 비용구조 압박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승준 기자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승준 기자

레버리지 효과가 작동하지 않은 근본 원인으로는 비용구조의 고정화와 금융비용 부담의 누적이 지목된다. 이로 인해 매출 증가가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체질이 고착화됐다는 진단이 나타난다. 외형 확장보다 비용 증가 속도가 더 빠른 상황이 반복됐고, 고정비 중심의 지출 구조가 유지되며 매출 성장의 실질적 이익 기여도가 낮아졌다. 동시에 금융부채와 파생상품 관련 손실이 지속되며 손익 구조 전반을 압박했다. 이 같은 구조적 요인이 맞물리며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회계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판관비 증가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해외 의료 인프라 확장과 병원 기반 시술 사업 준비가 선행되며 고정비 투입이 누적된 점이 지목된다. 차바이오텍은 최근 글로벌 헬스케어 센터 인프라와 주요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초기비용 성격의 지출을 늘려왔다. 이들 비용은 단기간에 매출로 전환되지 않아 영업레버리지 발생 여지를 제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건비 확대와 의료 운영비 증가가 겹치며 비용구조가 고정비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시각이 자리 잡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374억6000만원까지 악화된 배경 역시 운전자본 증가와 의료 인프라 확장에 따른 현금 유출이 지속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매출이 늘어도 매출채권·재고자산 등 운전자본 항목이 커지면서 현금 유입 속도가 늦어졌다. 자본적지출(CAPEX)은 245억30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7% 감소했지만 여전히 큰 폭의 투자 부담이 지속되는 흐름을 띤다. 이로 인해 외형 성장이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따라붙는다.

금융비용 증가는 레버리지 부재를 심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3분기 차바이오텍의 단·장기차입금은 2447억8000만원까지 확대되며 이자비용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파생상품평가손실(152억8000만원)은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상환전환우선주·교환사채 등 메자닌 상품에 붙은 전환권·매도청구권·조기상환권과 이자율스왑(IRS)의 공정가치 변동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는 실물 대출이자와는 성격이 다른 회계상 손실로 읽힌다. 종속회사의 전환사채 옵션 일부에서는 평가이익이 발생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손실이 우세하며 분기 손익을 압박했다.

 

수익성 회복 위한 체질 전환 과제

/자료=차바이오텍 기업설명(IR)
/자료=차바이오텍 기업설명(IR)

차바이오텍의 향후 과제로는 '비용 효율성과 재무구조 개선을 중심으로 한 체질 전환'이 떠오른다. 외형 확대 중심의 전략에서 신속히 벗어나야 한다는 시각이다. 매출 성장이 이오지고 있지만 비용·금융 부담이 누적되는 체제에서는 수익성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고정비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추가적인 외형 확장만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점쳐진다. 이에 따라 비용 구조를 유연하게 만들고 현금흐름 회복을 위한 전력적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수반된다.

재무안정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유동비율이 67% 수준에 머물고 순차입금이 증가한 만큼 현금확보 전략과 차입구조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다.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 역시 당면과제로, 운전자본 관리와 비용 효율화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체질 전환 속도는 더딜 수 있다고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세포치료제·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매출화 속도와 비용구조 조정의 진척도가 향후 실적 회복 여부를 좌우할 핵심변수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은 차바이오텍의 재편 작업이 실행될 경우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단기 수익성을 일정 부분 회복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회사는 핵심사업을 세포유전자치료(CGT), 헬스케어, 라이프사이언스 등 3대 축으로 재편해 사업효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내부적으로는 시너지가 낮은 사업을 단계적으로 정리하고 성장성이 높은 핵심 분야에 통합·투자를 집중하는 방식으로 비용 대비 성과를 강화한다는 전략이 거론된다. 첨단재생의료법 시행에 맞춰 병원 기반 시술을 사업화하는 계획도 실질적 매출 기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차바이오텍과 종속회사들의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 인프라와 주요 파이프라인 R&D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며 영업손실 폭이 커졌다"며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영업손실 413억원 외에도 파생상품 평가, 환율변동, 이자비용 등 본업과 무관한 영업외요인에 따른 비현금성 손실 656억원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사업을 CGT, 헬스케어, 라이프사이언스 등 3대 축으로 재편해 지속 가능한 성장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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