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부동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전에서 한화생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비입찰에 이어 본입찰까지 참여하며 인수 의지를 나타냈지만, 회사는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발채무와 펀드 손실 등이 거론되는 만큼 거래 조건도 유동적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14일 송연호 한화생명 경영기획팀 파트장은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는 전략 검토 단계일 뿐이고 구체적인 조건·가격·조달 계획 모두 확정되지 않았다"며 "향후 결정되는 내용이 생기면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지스의 부동산·대체투자 전문성은 높게 평가하고 있으나, 지금 단계에서는 어떤 내용도 단정할 수 없다"며 "자금 조달 구조 또한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11일 마감된 본입찰에는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구속력 있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실사 과정에서 일부 우발채무와 펀드 손실이 확인되면서 실제 매각가격이 당초 시장에서 거론되던 약 8000억원 수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8% 증가한 7689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등 보험대리점(GA) 자회사와 주요 국내 종속법인, 인도네시아 노부은행·미국 벨로시티 증권 등 신규 해외 자회사의 실적이 반영되며 수익 기반이 넓어졌다. 같은 기간 연결 순이익은 3074억원으로 414.9% 증가했다. 해외법인 순익은 491억원이다.
별도 기준 3분기 순익은 1361억원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 중심의 보험금 예실차로 보험영업이익은 줄었으나 금리부 자산 확대로 이자수익이 늘고 전략적 운용에 따른 투자이익이 전년대비 23.8% 증가하며 실적을 보완했다.
신계약 지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약 1조60억원이며, 이중 보장성 APE는 8790억원으로 13% 늘었다.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5643억원으로, 회사는 3년 연속 연간 기준 2조원 이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유계약 CSM은 9조59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263억원 증가했다.

상품 수익성도 개선됐다. 건강보험 수익성 배율은 16.4배로 전분기(14.6배)보다 올라섰고, 종신보험은 중·장기납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4배 수준까지 개선됐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157%다.
GA 소속 설계사(FP) 수는 3만6487명으로 전년 말 대비 5482명 증가했다. 13회차 정착률은 55.5%, 25회차 유지율은 79.6%로 개선되며 영업조직 안정성이 강화됐다. 보장성 상품 확대와 유지율 개선에 따라 보유계약 CSM 순증 구조도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윤종국 한화생명 재무실장은 "보장성 중심의 질적 성장과 재무건전성 유지를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며 "인공지능(AI) 기반 고객 분석과 업무자동화 등을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과 글로벌 확장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