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하나캐피탈 대표 /사진 제공=하나캐피탈
김용석 하나캐피탈 대표 /사진 제공=하나캐피탈

하나캐피탈이 올해 3분기 흑자전환하며 한숨을 돌렸다. 다만 급한 불을 끄고 실적반등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음에도 이익체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더욱이 자산건전성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라 부실채권 관리와 수익성 회복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에 올해 취임한 김용석 신임 대표가 기업금융 의존도를 낮추고 자동차금융으로의 '전략적 유턴'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하며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그가 여신심사 경험을 살려 건전성도 개선하며 내실을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의 3분기 순이익은 491억원이다. 2분기 165억원의 적자를 낸 뒤 곧바로 흑자전환한 것으로 전년동기(101억원)보다 3.8배 증가한 액수다. 하지만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감소했다.

이번 분기 실적 개선의 주요 요소는 대거 감소한 대손충당금이다. 전 분기에는 1030억원으로 하나은행에 버금가는 수준이었지만 3분기에는 517억원으로 줄며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다.

김 대표는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취임 이후 기업금융 부문의 신규 취급을 줄이고, 하나캐피탈의 전통적 강점인 자동차금융으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재편했다. 실제로 2023년 말 40.3%까지 하락했던 영업자산 내 자동차금융 비중은 6월 말에 45.8%까지 확대됐다.

특히 오토금융 디지털화 선도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수익성 높은 '렌터카'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이미 금융지주계 캐피털사 중 렌터카 금융자산 1위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기차 장기렌털 보급 성과가 인정돼 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우량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7월에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자본도 확충하고 있다. 레버리지배율이 7.49배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8배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는 하나은행 여신그룹장 시절에 다양한 여신을 심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전성 지표를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그를 캐피탈 대표로 선임하며 "은행 여신심사역 경력과 영업점장 재임 당시의 우수한 성과를 볼 때 하나캐피탈의 건전성을 개선하고 수익성 제고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캐피탈의 순이익 및 대손충당금 추이(단위: 억원) /그래픽=류수재 기자
하나캐피탈의 순이익 및 대손충당금 추이(단위: 억원) /그래픽=류수재 기자

하나캐피탈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악화하고 있다. 3분기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3215억원으로 지난해 말(2442억원)보다 773억원 늘었고,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45%에서 1.95%로 0.5%p 상승했다. 연체율도 1.70%에서 1.93%로 높아졌다.

한국신용평가는 "하나캐피탈의 자동차금융 부문 확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꾸준한 점검이 필요하겠지만, 건전성 측면에서 최근 기업금융 취급을 조절하며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양호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대표는 2026년 1분기 책무구조도 도입 완료를 목표로 내부통제 강화에도 나섰다. 기존 내부통제위원회를 이사회 내 위원회로 격상시키고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해 감독 및 책임을 강화했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우량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것이 2분기 적자를 딛고 흑자로 돌아서는 데 주효했다"며 "더욱 정교한 리스크 관리와 선제적 내부통제 강화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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