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풍이 상반기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여파를 상당 부분 털어내며 3분기 실적을 크게 회복했다. 제련소 가동률 정상화와 아연괴 생산량 확대, 전자·반도체 계열사 실적 개선이 맞물리며 매출이 수직 반등하고 적자 폭이 빠르게 줄었다.
영풍은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3467억원을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1분기 1714억원, 2분기 2146억원과 비교해 각각 102.3%, 61.6% 증가한 수준이다. 상반기 조업정지로 위축됐던 생산이 회복되면서 본업인 아연 제련 부문 매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수익성도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2분기 928억원에 달했던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3분기 150억원으로 줄며 84% 감소했다. 여전히 적자 구간이지만 2개 분기 연속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손익 턴어라운드를 향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실적 반등의 핵심 배경은 석포제련소 가동률 회복이다. 상반기 34.9%까지 떨어졌던 석포제련소 가동률은 3분기 들어 51.9%로 상반기 대비 17.0%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주력 제품인 아연괴 생산량도 1분기 3만1303톤, 2분기 3만8577톤에서 3분기 5만2108톤으로 각각 35.1%, 66.5% 증가했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제련소 특성상 가동률과 생산량 개선이 곧바로 손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계열사 실적을 반영한 연결 기준 실적도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영풍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496억원, 영업손실은 88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5.0%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90.7% 줄었다. 제련 부문의 적자가 크게 축소된 가운데 전자·반도체 계열사가 안정적인 이익 기여를 이어가며 그룹 전체 수익성을 떠받친 모습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FPCB(연성회로기판)를 주력으로 하는 인터플렉스는 3분기 매출 1020억원, 영업이익 59억원을 기록했다. 전자기기 수요 회복과 주력 고객사 물량 증가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PCB·FPCB 제조사인 코리아써키트도 3분기 매출 3757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을 거두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영풍그룹은 제련업에 편중됐던 과거와 달리 전자 부품·반도체 부문 비중을 크게 늘리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진행해 왔다. 3분기 기준 전자·반도체 부문 매출은 9228억원(연결 조정 전)으로, 전체 매출의 69.6%를 차지했다. 본업인 아연 제련 부문이 조업정지와 환경 규제에 따른 변동성을 안고 있는 만큼 전자 계열사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대는 그룹 차원의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환경투자에 대한 장기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영풍은 2019년부터 연간 1000억원 안팎의 환경 설비 투자를 지속해 왔다.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 요인이지만 환경 설비 보강을 통해 조업 안정성과 규제 대응력을 높여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 기반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영풍 관계자는 "상반기 조업정지 행정처분의 여파를 빠르게 수습하고 3분기 들어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실적 회복세를 만들 수 있었다"며 "2019년부터 이어온 연간 1000억원 수준의 환경 투자가 마무리되면 미래 실적 개선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