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그룹이 장인화 회장 직속의 '그룹안전특별진단 태스크포스(TF)'를 전면에 내세우며 안전경영 체계를 다시 설계하고 있다. 연이은 사고로 비판이 고조되자 일회성 조치를 넘어 조직·인사·프로세스 전면 재구축에 나선 것이다.
18일 포스코홀딩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의 송치영 대표이사(CEO·사장)와 이동호 안전담당 보좌역(상무)이 미등기임원 명단에 새롭게 포함됐다. 두 사람은 모두 그룹안전특별진단TF 소속으로 이곳을 지주사 체계에서 공식 조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앞서 잇따른 산업재해로 비판 여론이 커지자 포스코홀딩스는 7월 말 전사적 안전혁신 로드맵을 제시했다. 당시 포스코홀딩스는 "안전 문제로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 재해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그룹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하며 CEO 직속 TF 신설을 예고했다. 이는 8월 장 회장 직속인 그룹안전특별진단TF 출범으로 구체화됐다.
TF는 기존 사업회사별 분산형 안전관리 체제를 지주사 중심의 컨트롤타워 체제로 전환하는 첫 단계다. 송 사장이 팀장을 맡았고 이 상무가 임원급 역할로 TF 운영에 참여하며 정책·현장 간 연결축을 담당한다.
송 사장은 포스코 설비본원경쟁력강화TF 팀장, 포스코엠텍 대표이사(사장), 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센터장, 포항제철소 안전환경담당부소장을 거친 설비·안전·운영 등 전 분야의 전문가다. 설비경쟁력 강화부터 안전보건조직 운영까지 아울러온 그는 그룹 차원의 표준 안전체계를 설계하고 제도화하는 데 최적의 인물로 꼽힌다.
이 상무는 포항제철소 HSE담당부소장, 안전방재그룹장, 냉연부장을 거친 현장 중심의 실전형 안전 전문가다. 포항제철소 안전담당 임원 출신으로 고위험 공정의 위험요인을 정확히 짚어내며 공정·설비·방재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 분석에 강점을 갖고 있다. 현재 그룹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전략 수립과 특별진단 기획을 총괄하며 송 사장에게 보고·조율하는 실장 역할을 하고 있다.
두 인물의 TF 동반 배치는 그룹 안전관리의 중심에 있던 내부 전문가에게 정책·현장 양축을 담당하게 한 결정이다. TF를 단순한 사전·사후 점검조직이 아니라 즉시 집행 가능한 실질 조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책 설계에 강한 송 사장과 고위험 공정 안전에 정통한 이 상무의 조합은 TF가 지향하는 '정책-현장 일원화'의 핵심 축이다.
TF는 출범 직후부터 철강·건설·인프라 등 그룹 전 계열사의 안전관리 수준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들여다보는 작업을 시작했다. 외부 전문가와 함께 현장 실태를 교차점검하는 방식으로 기존에는 각 회사별로 운영되던 안전체계를 근본부터 진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안전투자 속도를 높이는 패스트트랙 제도도 강화하고 있다. 위험시설 개선이나 신규 안전장비 도입처럼 시급한 예산이 필요할 때 승인절차를 최소화해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안전업무만 전담하는 별도 전문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