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이사 /이미지 제작=류수재 기자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이사 /이미지 제작=류수재 기자

JB우리금융캐피탈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박춘원 대표의 주도로 전통적인 자동차금융 의존도를 낮추고 투자금융(유가증권) 및 리테일금융(중고차, 개인신용)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증가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고수익자산 확대에 따른 건전성 지표 관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박 대표는 이를 막대한 부실채권 상각으로 관리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에 높은 수익성을 무기로 부실자산을 적극적으로 털어내는 방식이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JB우리캐피탈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116억원이었다. 전년동기(1825억원) 대비 16.0%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3분기 순이익은 799억원으로 전 분기(732억원)보다 9.15%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총자산은 11조원을 돌파했다.

JB우리캐피탈의 성과는 모회사인 JB금융그룹의 실적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JB금융이 3분기 누적 5787억원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계열사 중 JB우리캐피탈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광주은행의 누적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0% 감소하고 전북은행은 3.0% 증가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박 대표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이 적중했다. 그는 캐피털 업계의 전통적 먹거리인 자동차금융 의존도를 과감히 낮추고 투자금융 및 리테일금융으로 자산을 재배치하는 균형 전략을 추진했다.

이는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에 그대로 반영됐다. 2023년 말 34.6%였던 자동차금융 비중은 올 3분기 28.7%로 5.9%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가증권 비중은 7.1%에서 11.6%로 4.5%p 높아졌다. 중고차 및 개인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리테일금융자산은 4조7407억원에서 5조4113억원으로 14.15% 증가하며 총금융자산의 51%를 차지했다.

JB우리캐피탈이 우량 안전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 아니라 시장 변동성에 노출되더라도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유가증권 비중을 의도적으로 높여 공격적인 고수익·고위험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로 3분기 누적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912억원으로 전년동기(354억원) 대비 157.63% 급증했다. 리테일 자산이 증가하면서 이자이익도 전년동기보다 10.95% 늘었지만, 전통 수익원인 리스이익은 21.5% 감소했다. 유가증권이익이 리스이익 감소분을 상쇄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것이다.

JB우리캐피탈의 순이익 및 대손충당금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JB우리캐피탈의 순이익 및 대손충당금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하지만 건전성 하락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3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70%로 전년동기 대비 0.72%p 상승했고 같은 기간 연체율도 2.76%로 0.94%p 올랐다. 전 분기 대비로는 고정이하여신이 0.01%p, 연체율은 0.10%p 개선됐다.

한국신용평가는 "JB우리캐피탈은 고수익 자산 비중이 늘면서 운용수익률도 높아져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양호한 수준의 건전성도 지니고 있다"며 "다만 채무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고차 및 개인신용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가 발생하고 있어 건전성 유지를 위한 부문별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B캐피탈의 3분기 고정이하여신 채권은 2535억원으로 지난해 말(1774억원)보다 762억원 늘었다. 1분기에 2000억원대로 커진 부실채권의 절대적 규모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이익을 위험과 바꾸는 맞교환 전략을 실행하며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JB우리캐피탈의 3분기 부실채권 상각 규모는 276억원으로 전 분기(249억원)와 지난해 3분기(200억원)를 넘어섰다. 올해 주식시장이 좋아 유가증권이익이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상각해 건전성을 개선했다.

앞으로 고수익 전략의 성공을 이어가려면 리스크 관리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증권이익은 외부 시장의 환경에 민감해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JB우리캐피탈 관계자는 "자동차금융 의존도를 낮추고 투자 및 리테일금융으로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리밸런싱한 것이 사상 최대 실적의 원동력이 됐다"며 "확보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부실자산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로 질적 성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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