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최근 분기보고서에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등 소수주주가 요구한 자기주식 소각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스틱은 과거 재무적투자자(FI)로서 지분을 확보했던 더블유게임즈 자회사 더블다운인터액티브(DDI)에게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당을 압박했던 전례가 있지만 정작 자사의 기업가치 제고 요구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은 3분기 분기보고서에서 "자기주식은 핵심인재 확보와 장기 주주가치 제고 수단"이라며 "추가 취득이나 처분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스틱은 주식기반보상제도 도입 검토, 전략적 인수합병(M&A) 등을 언급했지만 처분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기주식을 소각하라는 소수주주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스틱이 자사가 투자한 상장사에는 행동주의적 개입을 펼치면서 정작 내부 지배구조 문제에는 방어적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스틱은 2017년 4월 더블유게임즈가 미국 온라인 게임회사 DDI 지분을 9425억원에 매수할 당시 BW(신주인수권부사채)와 CB(전환사채)를 인수해 FI로 나섰다. 스틱이 조성한 1호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는 1500억원을 투입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인수금융을 통해 나머지 1500억원을 조달했다.
스틱은 DDI가 2021년 9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후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2023년 3월 보유 지분 20%를 바탕으로 DDI에 한화 약 650억원(5000만 달러)를 현금 배당하라는 주주제안을 보냈다가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DDI는 재무 건전성과 현금흐름, 장기 전략 등을 고려해 배당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DDI의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스틱이 요구한 시가배당률은 10% 이상이었다. 같은해 DDI는 총 1328억원을 배당하는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얼라인이 어떤 방식으로 자기주식 소각 등 주주제안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얼라인은 스틱 3대 주주로 지분 7.63%를 확보했다. 미리캐피탈과 페트라자산운용도 각각 13.32%, 5.09%를 보유했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42.72%다.
얼라인은 지난 6일 입장문을 내고 "만일 스틱이 보고서 공시 기한인 11월 14일까지 변화된 입장을 발표하지 않을 경우 당사는 3대 주주로서 주주 권리 보호를 위한 추가적인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틱은 투자 기업에 배당 확보와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면서 자기 회사 주주 요구에는 소극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국민연금 등 LP 출자금이 투입된 펀드 운용에서 일관성 있는 거버넌스 전략이 중요하다. 이번 방어적 태도는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LP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얼라인 관계자는 "만약 스틱이 펀드를 통해 투자한 상장사가 자기주식을 소각하지 않거나 주주환원에 소극적으로 행동한다면 어떤 입장을 취할지 되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스틱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