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 사진=챗GPT 제작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 사진=챗GPT 제작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사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연임을 점치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가장 탄탄한 성장 흐름을 보인 데다 최근 종합투자계좌(IMA) 인가까지 확보하면서 전략 사업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영업이익 1조983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금리 변동성과 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진 가운데서도 IB·트레이딩·자산관리(WM)·해외사업 등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특히 해외 자회사들의 실적 기여도가 빠르게 확대되며 글로벌 사업 기반이 한 단계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한투증권이 숙원으로 꼽아온 IMA 인가를 확보한 점도 김 대표의 성과로 부각된다.

한투증권은 2017년 제도 도입 이후 사실상 답보 상태였던 IMA 시장에 '1호 사업자'로 진입하며 제도 실질화를 열었다. IMA는 고객 자산을 단일 계좌에서 통합 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투자은행·운용·WM이 결합된 '종합 자산관리'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대형사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혀왔다.

한투증권은 12월 중 첫 IMA 상품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IMA 초기 시장 안착 여부가 향후 회사 전략과 CEO 리더십 평가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성과만 놓고 보면 연임 명분은 충분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김 대표는 2020년 취임 이후 한투증권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형사 경쟁 구도에 맞게 재정비하는 데 주력해왔다. 그룹 차원에서 김남구 회장이 강조해온 '장기투자·글로벌·혁신금융' 전략을 현장에서 실행해낸 인물이라는 평가도 시장 안팎에서 나온다.

IB 경쟁력 확대, 디지털 전환 가속화, 해외법인 성과 관리 등 굵직한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며 한투증권의 체질을 강화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투자증권 3분기 실적 /자료=한국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3분기 실적 /자료=한국금융지주

그 결과 한투증권은 비은행 계열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실적 체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IB 분야에서는 주식자본시장(ECM)·채권자본시장(DCM)·인수금융 등 다수 영역에서 최상위권 성과를 내고 있고 우산형 펀드를 포함한 WM 사업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해외법인 수익 비중이 빠르게 확대된 점 역시 김 대표 2기 체제의 핵심 평가 요소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성과만 놓고 보면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투증권은 올해 실적과 사업 확장 속도가 대형사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이라며 "IMA 초기 사업자로서 안정된 운영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도 리더십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통제와 일부 회계 이슈는 여전히 지주 차원의 인사 평가에서 변수로 꼽힌다. 최근 금융당국이 CEO 연임 심사에서 내부통제 리스크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는 만큼 한투증권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부 회계정합성 문제나 시스템 기반 통제 이슈는 회사 내부에서도 개선 과제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IMA 인가 이후의 '후속 작업' 역시 향후 평가의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IMA 특성상 운용 프로세스, 위험 모델, 상품 구조 등이 모두 금융당국 평가 대상이 되기 때문에 내부 체계 정비가 필수적이다. 한투증권 내부에서는 IMA 출시 이후 조직 구조 조정과 상품 전략 개편이 병행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시장 전반의 분위기는 여전히 연임 가능성 우세 쪽에 무게가 실린다. 한투증권이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핵심이고 그룹 전략 방향과 실적 흐름 모두에서 김 대표 리더십의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성과만 보면 연임이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보이지만 최근 금융권 전체에서 내부통제 강화 흐름이 뚜렷하기 때문에 최종 판단은 지주의 리스크 평가 비중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IMA 초기 성과와 내년 시장 환경도 김 대표 거취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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