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HD현대 신사옥 글로벌R&D센터 /사진 제공=HD현대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HD현대 신사옥 글로벌R&D센터 /사진 제공=HD현대 

 

HD현대마린엔진 대표이사가 강영 사장에서 유정대 전무로 변경됐다. 강 전 사장은 STX중공업(현 HD현대마린엔진) 인수 총괄부터 안정화까지 담당한 인물이다. 인수 이후 재무건전성 개선을 마무리 지은 뒤 엔진기술 전문가인 유 대표를 발탁해 기술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엔진은 올해 연말인사에서 유 전무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HD현대그룹은 지난해 STX중공업을 인수한 뒤 HD현대마린엔진으로 사명을 바꿔 출범시켰다. 강 전 사장은 HD현대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STX중공업 인수 총괄을 맡았다. HD현대마린엔진 출범 이후에는 초대 대표에 올라 조직안정화 및 재무건전성 개선에 주력했다.

HD현대마린엔진의 재무건전성은 HD현대그룹에 편입된 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업 호황기와 맞물려 현금 유입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HD현대마린엔진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091억원, 영업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5.0%, 13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0.9%에서 18.6%로 7.7%p 상승했다. 인수 직후 HD현대마린엔진은 적극적인 차입 상환으로 무차입 기조를 이어왔다.

이번 HD현대마린엔진의 대표 변경은 세대교체의 성격을 지닌다. HD현대그룹은 2025년 연말인사에서 권오갑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2년 만에 부회장단을 부활시키며 조직을 쇄신했다. 이에 1965년생으로 HD현대그룹 사장단보다 윗세대인 강 전 사장은 후배인 유 대표에게 바통을 넘겨준 것으로 풀이된다.

유 대표는 1972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한 뒤 199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엔진기계 관련 부서에서 주로 일했다. 임원 약력을 보면 2018년 말 엔진설계 담당(상무보)으로 승진한 뒤 2020년 대형·박용기술 담당(상무), 2021년 기술부문장(상무), 2022년 엔진기계품질·기획부문장(전무), 2023년 안전생산부문장(전무) 등을 거쳤다.

유 대표가 엔진기술 전문가임을 고려할 때 HD현대마린엔진의 이번 인사에는 기술력 향상에 주력할 시기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엔진을 포함한 조선 업계에서는 중국과의 원가경쟁력 축소, 연비개선, 친환경기술 개발 역량 등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과의 사업 연계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HD현대그룹은 선박엔진 생산 포트폴리오를 △대형선박 추진용 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중공업 △중소형선박 추진용 엔진을 만드는 HD현대마린엔진 △발전용 엔진을 제조하는 HD현대엔진의 3사 체제로 재편했다. 

유 대표는 HD현대중공업 엔진 관련 부서에서 역량을 쌓아온 만큼 시너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 HD현대중공업에서 이용화 경영지원담당(상무)이 유 대표 함께 전입한 것도 양사의 엔진설계 역량과 원가관리 노하우를 제고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상무는 HD현대중공업의 엔진기계원가관리부 담당도 겸한다.

최근 HD현대마린엔진을 포함한 조선·엔진 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도 엔진 인도 대수와 지난해 수주분 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이 오르는 추세다.

유 대표는 향후 친환경엔진과 기술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마린엔진은 자사의 크랭크샤프트 생산기술과 일원화된 터보차저 생산체계를 활용해 핵심 부품의 국산화와 원가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또 조선산업의 탈탄소에너지 전환을 주도할 친환경엔진 기술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에서 리딩기업의 지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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