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로 유명한 미국 일라이릴리가 헬스케어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돌파했다. 

/사진 제공=일라이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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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릴리 주가는 1조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비(非)기술기업으로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 이후 두번째로 1조달러 시총을 달성했다. 

올해 들어 릴리 주가는 36% 이상 상승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분야에서 경쟁사인 노보노디스크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며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릴리의 체중 감량 주사제인 젭바운드와 당뇨 치료제인 마운자로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릴리의 당뇨병 치료제인 티르제파타이드는 지난 2022년 5월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제품명은 마운자로로 시장에서 노보의 당뇨 주사제인 오젬픽과 경쟁한다. 마운자로는 출시 첫 해에 연 매출 10억달러를 넘기며 ‘블록버스터’ 지위를 달성했다. 이후 릴리는 2023년 말 티르제파타이드의 비만 치료제 승인을 획득했고 이를 젭바운드로 판매 중이다. 이 제품은 노보의 위고비와 경쟁한다.

두 제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릴리 매출도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마운자로 매출은 115억4000만달러, 젭바운드는 4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3분기에 마운자로 매출은 전년 대비 109% 급증한 6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젭바운드 매출은 전년 대비 184% 성장한 35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비만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보건 당국의 사용 승인 및 보험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릴리는 경구용 비만치료제도 개발 중이며 이는 내년 출시가 예상된다. 해당 제품은 주사제보다 편리할 것으로 기대되며 회사 입장에서도 생산이 더 용이하다. 

릴리는 앞으로도 체중 감량 치료제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대 초반까지 1500억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동시에 시장 경쟁이 심화돼서 릴리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노보는 최근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고하고 경영진을 교체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경쟁자다로 꼽힌다. 화이자는 노보와의 인수전 끝에 이달 초 비만치료제 업체 메트세라를 인수하며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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