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2008년 금융위기 전 미국 주택시장 붕괴를 예견한 마이클 버리가 헤지펀드 등록을 취소한 뒤 새로 출범시킨 유료 뉴스레터에서 인공지능(AI) 거품에 대해 다시 한번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버리는 서브스택에서 배포한 뉴스레터 ‘카산드라 언체인드(Cassandra Unchained)’를 통해 “나는 은퇴하지 않았다”며 자신이 뉴스레터에 “전적인 관심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버리의 뉴스레터의 월 구독료는 39달러, 연간 구독료는 379달러이며 구독자 수는 2만1000명 이상이다.
버리는 ‘기초: 나의 1999년(과 2000년 일부)’라는 제목의 글에서 투자 초기 시절 자신의 관심사와 투자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전했다. 그는 다른 글 ‘버블의 주요 징후: 공급 측의 탐욕’에서는 최근의 AI 열풍을 1990년대 닷컴시대에 비교했다.
버리는 “오늘날 AI 붐을 이끄는 다섯 개의 공개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아마존, 오라클은 향후 3년간 AI 인프라에 거의 3조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하는 여러 유망 스타트업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를 절대적으로 사랑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리고 이번에도 모두를 위한 곡괭이와 삽을 제공하며 거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시스코’가 그 중심에 있다”며 “그 이름은 바로 엔비디아”라고 덧붙였다.
닷컴 버블 당시 핵심 하드웨어를 제공하던 시스코는 세계 최고 시가총액 기업으로 인터넷 시대의 최대 수혜자로 꼽혔다.
버리는 향후 올릴 글에도 AI 열풍에 대한 분석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버리는 최근 엔비디아와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를 포함한 대형 기술주들에 대해 비판하며 클라우드 인프라 붐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의 하드웨어 투자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부풀리기 위해 부적절하게 회계를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버리가 주요 AI주 하락에 베팅한 이후 시장에서 AI 관련주 밸류에이션 거품 우려가 확산했다. 버리의 헤지펀드인 사이언애셋매니지먼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팔란티어 500만주를 주당 50달러에 팔 수 있는 풋옵션과 엔비디아 100만주를 주당 110달러에 팔 수 있는 풋옵션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후 이달 초 버리는 사이언을 폐쇄하고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반환했다.
버리는 뉴스레터에서 전문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규제 및 컴플라이언스 제약이 따라서 자신의 의사소통 능력을 “사실상 봉쇄”해 SEC 공시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시장 혼란과 과열된 논쟁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버리가 시장과 경제에 대해 내놓는 발언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또 트레이더들은 그의 투자 포지션을 거품 형성 여부와 시장 과열 신호를 가늠하는 지표로 참고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