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네트워크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전통적인 가전 업체들은 서로 다른 가전 장비간 무선 통신을 통해 급부상하는 홈 네트워크 시장을 이끌겠다고 힘을 합치고 나섰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여전히 PC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에 또 다른 진영인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은 자신들이 핵심 인프라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어느 사업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들간의 경쟁과 협력은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그 분야에 시스코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세게 통신 네트워크 분야 1위 업체가 이제는 가정 시장을 향해 양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 축은 케이블 관련한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언틱스애틀란타를 통해 통신 사업자와 협력하는 것이고 또 다른 축은 링크시스를 통해 가정과 소호, 소규모 시장을 공략한다. 두 회사 모두 시스코가 인수했다. 기업 시장 뿐 아니라 개인 고객들에게도 시스코의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링크시스는 '커넥티드 홈'이라는 홈 네트워킹 시장을 겨냥한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산지브 굽타 아태지역 영업 이사는 "유선이 일단 집에 들어오면 그 후부터는 모든 것들이 무선으로 엮이게 된다. 그동안 가정에 위치한 제품들을 연결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접근했다면 이제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새로운 전략을 소개했다.


통합적 접근은 홈 네트워크 시장을 바라보는 링크시스의 제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링크시스는 공유기나 무선공유기, IP 카메라, 스카이프 폰을 비롯한 무선랜 지원 폰 등 다른 여타 경쟁 업체와 유사한 장비를 취급한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산지브 굽타 영업 이사는 "무선은 설치가 간편해야 한다. 보안 기능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일반 사용자들은 이런 기능을 사용하기 힘들어 한다. 보안은 가장 큰 차이"라고 전하고 "또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나 비디오, 오디오, 음성 통화 등 품질 관리 기능이 전 제품이 들어가 있다"고 설명한다. 저가의 제품들과 확실한 차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용산에 가서 쉽게 장비를 구입해 설치하면 되는 소비자 입장에서 쉽게 커넥티드 홈 전략이 와 닿지 않는다. 이전과 무엇일 달라졌다는 말인가? 단순한 마케팅 메시지에 불과한 듯한 인상도 지울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시스코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개인 시장은 시장대로 공략하면서 국내 건설사나 통신 사업자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기 때문에 큰 개념을 소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 네트워킹 분야는 크게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온라인 게임, 원격 홈 제어, 음성과 전화, 네트워크저장 장치, 프린트 서버 등 수많은 서비스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장비들이 소개되고 있다. 기술 표준들의 논의도 활발하다. 그 중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것은 홈 네트워킹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유선 위주의 장비들이 무선을 지원하고 있고, 무선 중에서도 무선LAN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산지브 굽타 이사는 "울트라와이드밴드도 여전히 표준화 문제로 더딘 행보를 하고 있다. 당연히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하고 "무선LAN의 경우 100Mbps를 지원하는 802.11N도 올해 내 표준이 정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무선LAN이 고객들에게 더 다가갈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링크시스의 와이파이폰의 브랜드 명은 '아이폰'이다. 시스코는 아이폰의 상표권을 확보하고 있다. 애플이 출시할지도 모를 폰 이름이 아이폰이 아니냐고 해서 더 주목을 받았었는데 시스코가 이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자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링크시스의 한 관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있을 세계가전쇼에 관련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지 애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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