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15XX'로 시작하는 콜센터를 이용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내 경우 콜센터와 궁합이 그리 잘 맞지는 않았던 것 같다.
기계음으로 가득찬 곳에서 상담원 연결 하기 버튼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곳도 많고 그나마 그것도 찾지 못해 전화를 끊어야 했던 적도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짜증 지대로'인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에서 이런식으로 나올때는 까닭모를 비판정신까지 발동돼 주위에 있는 동료들에게 거룩한 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물론 괜찮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콜센터도 많았으리라. 그러나 나쁜것은 오랫동안 두고두고 기억하기 마련.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억울하기에 누군가 만나면 재탕 삼탕 울궈먹어야 기분이 풀린다. 마케팅 이론에도 이같은 심리구조는 정설로 인정받고 있다.
기자는 대한민국 기업들의 콜센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비정규직을 고용해 그리많지 않은 보수를 주면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는 정도만 파악하고 있을 뿐이다. 월급으로 70만원을 주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이런 기업의 콜센터는 퇴근 무렵이 되면 상담원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나오기도 한단다. (개인적으로 6시 이후 상담원 연결이 안되는 것도 불만이지만...)
"변화해야 한다"
콜센터 솔루션 공급 업체 제네시스코리아의 위재훈 지사장이 던진 말이다. 제네시스는 14일 오전 기자 간담회(사진)를 열고 콜센터 혁신에 대한 비전과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위재훈 지사장은 콜센터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할 필요성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의 발언을 있는그대로 실어주는게 낫겠다 싶어 그대로 인용한다.

콜센터는 전화를 받아 서비스를 해주는 역할을 넘어 매출을 발생시키는 창구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 금융기관인 키뱅크는 매출의 16%가 콜센터에서 일어난다. 콜센터에서 현장으로 연결돼 발생한 매출까지 감안하면 60%에 달한다. 그만큼 콜센터가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이제 기업 전체적으로 콜센터적인 비즈니스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콜센터는 왜 중요한가. 어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56%가 서비스가 로열티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제품 때문에 로열티가 생긴다고 한 사람은 28%밖에 안된다. 가격은 7%에 불과할 뿐이다. 결국 서비스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물건의 질보다는 그 회사를 대하면서 느끼는 서비스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 나라는 아직 콜센터를 갖고 기업 광고를 하는 사례가 별로 없다. 그러나 외국에는 많다. 매킨지에 따르면 기업에서 콜센터는 가장 활용도가 낮은 자산이다. 할것은 많은데 아직까지 대부분의 콜센터는 비용 절감과 고객 서비스를 높히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안된다. 앞으로는 매출 목표까지 받게될 것이다. 외국에서는 실제로 이렇게 하고 있다. 그럴려면 교육과 기술 도입이 필요해진다.
콜센터는 고객의 불만을 수용하던 것에서 벗어나 기업 전체가 콜센터화되는 쪽으로 바뀔 것이다. 1~2년안에 이렇게 못간다. 빠르면 5년, 보통 10년 걸린다. 끝없는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결국 위재훈 지사장은 한국 기업들은 서비스 향상과 매출 증대를 위해 콜센터를 고도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셈이다. 제네시스 솔루션으로 해달라는 말은 '디폴트'로 깔려 있다.
과연 제네시스의 말대로 한국에서 콜센터가 매출의 진원지가 될 수 있을까? 보이지않는 커뮤니케이션이란게 서로 믿음이 담보되지 않고선 어려울텐데 말이다. 콜센터와 다소 불화를 겪고 있는 기자로선 정말로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제네시스는 알카텔의 독립 자회사로 콜센터 솔루션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전세계 80여개국 3천여 기업과 기관들이 제네시스 솔루션으로 매일 1억건 이상의 고객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