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사업자들이 화상 회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또 장비 업체들도 통신사와 제휴하거나 국내 전문 파트너 확보에 집중하면서 화상 회의를 기업 내 확실한 의사소통 인프라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은 두가지다. 전문 화상회의 솔루션을 도입해 본 지사 혹은 본사와 해외 지점으로 확대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있고, 기업용 전용 메신저나 별도의 소프트폰에 화상 회의 기능을 탑재해 초기 투자비를 줄이는 방식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유선 네트워크 인프라도 상당 부분 망이 업그레이됐기에 이와 관련한 투자가 늘고 있다.


기업들은 이사급 등 임원에게는 전용 장비를 도입해 화상 회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직원들에게는 기업용 메신저에 화상 회의를 연동시키는 방향으로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원격회의 장비 시장이 지난해 1천억원에서 2007년 2천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프로그램과 서비스 시장도 2010년까지 해마다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시장은 통신사는 물론 그룹웨어 제품을 공급하는 솔루션 업체들도 자사 메신저를 업그레이드하면서 화상 회의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KT는 이미 비즈메카 사업팀에서 폴리콤과 소니코리아 화상회의 솔루션을 유통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VoIP(Voice over IP) 서비스에 소프트폰을 통해 화상회의도 가능토록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는 데이콤도 마찬가지다. 데이콤은 전화 사업부와 애플리케이션 사업부 개별적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국내 기업용 메신저 솔루션 1위 업체인 지란지교소프트와 손잡고 자사 전화 신청 고객에게 그룹웨어와 메신저를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자사 메신저에 통화 기능은 물론 화상 기능까지 업그레이드 해 놓은 상황이다.


이 시장에는 070 인터넷 전화 서비스 업체인 삼성네트웍스와 SK네트웍스도 뛰어들었다. 삼성네트웍스는 지난해 10월에 '삼성와이즈미팅'을 출시했고, SK네트웍스도 이달 17일 토네츠 소프트폰(http://ifone.tonetz.com)을 선보이면서 시장에 발을 담갔다. 이번에 출시된 토네츠 소프트폰은 유비쿼터스 환경에 맞게 사용자들이 음성, 비디오,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업무능력을 향상 시키는데 초점을 맞춰 개발 되었다. 주요 기능으로는 전화 통화 내용을 MPEG4 파일로 녹음하여 필요 시 재청취가 가능토록 하였고, 프리젠테이션 기능이 있어 화상 회의 중 업무 협의 및 설명이 용이하도록 했다.


여기서 화상회의 솔루션 전문 업체인 폴리콤의 행보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폴리콤은 기업 시장에 주력해 왔는데, 지난해부터 KT와 손을 잡았고, 이달에는 삼성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삼성전자는 폴리콤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영상회의 솔루션(VSX 시리즈, HDX 시리즈), 음성 회의 솔루션(SoundStation2), 다자간 음성/ 화상 장비 (MGC) 및 기타 NMS 솔루션을 시장에 공급하게 된다. 또한, IP 스피커폰(SoundStation IP4000)을 삼성전자 솔루션에 연동하여 팩키지로 출시하는 방안에 대하여 논의중이다.


전우진 폴리콤코리아 지사장은 “이미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파트너쉽을 통해 국내 시장의 영상회의 솔루션 도입이 한층 속도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현재 성장기로 접어든 국내 영상회의 시장을 한 차원 높게 발전 시킬 수 있을것” 이라며 의의를 설명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도 텔레프리젠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화상 회의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고 나섰다. 최근 시스코코리아는 아셈타워에 대대적인 공사를 단행하고 있다. 이는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통합 커뮤니케이션 솔루션과 장비를 연동해 직접 고객들이 시연할 수 있도록 한 것.


기업들이 화상 회의 시스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이유는 출장 업무가 3D 업종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또 전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면서 내부 직원들이 출장 예산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이를 절감키 위한 방안도 화상회의 시스템에 투자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여전히 대면 문화에 익숙한 국내 기업 고객들이지만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문화보다는 예산 절감과 신속한 의사결정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눈을 돌리고 있다. 문화도 사회 변화에 맞게 빠르게 변할지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