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네트워킹 솔루션 부문 1위, 무선 네트워킹 솔루션 부문 3위,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부문 3위, 유럽 기업 통신 솔루션 부문 1위, 전세계 주요 통신 사업자들과의 확고한 파트너십, 방대한 규모의 임베디드 시스템’

양춘경 한국 알카텔-루슨트 대표이사 사장은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고객들은 이런 기술들을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유무선 기술과 서비스의 융합은 더더욱 그렇다”고 전하고 “개인적으로 2년 반 정도부터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 커버리지, 제품 포트폴리, 내부 직원들의 기술력 등을 포함해 외형적인 규모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고 합병의 당위성을 설명한다.
양춘경 사장은 또 두 회사의 합병이 국내외적으로 고객과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두 회사는 제품 포트폴리 부문이나 주 활동 무대가 유럽과 북미 지역으로 서로 달랐다는 점을 든다. 또 알카텔은 솔루션과 서비스 사업부가 좀 미비했지만 이 영역을 루슨트가 커버하고 있고, 루슨트가 기업 시장 제품이 없지만 알카텔이 이 영역에서 선두 업체인 시스코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카텔과 루슨트는 KT와 휴대인터넷 관련해 이미 협력을 하고 있다. 또 노텔의 UMTS 액세스 부문을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SK텔레콤과 KTF에 제품을 공급한 회사가 됐다. 또 CDMA와 WCDMA, 휴대인터넷과 광장비, FTTH(Fiber to the Home), 위성기술 같은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도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기자 입장에서 보면 두 회사가 가진 장점보다는 오히려 약점이 도드라져보이는 것은 왜일까? 두 회사가 합병으로 상당 부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고객을 끄덕이지만 현재 두 회사의 매출이 유무선 통신사 영역 85%, 기업을 포함한 나머지 영역이 15%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전히 통신사 위주의 사업에 친숙한 조직과 제품들이 구비돼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두 회사가 유무선 통신사들의 차세대 인프라 시스템인 IMS(IP Multimedia Subsystem) 시장에서 전도사 역할을 했음에도 국내 장비 업체에 밀리는 모습은 곱씹어 볼만하다.
특히 기업용 시장 공략 메시지가 거의 형식적이었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약점보다는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15%의 비통신 부문을 키우지 않고는 선발 업체들과의 지속적인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설 수 없다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양춘경 사장은 “라우터와 스위치 같은 제품들은 물론 최근 부상하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도 이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답변에 그쳤다.
최근 기업용 네트워크 통신 시장은 올해부터 구축될 데이터센터 구축 붐에 어떻게 편승할지가 향후 시장을 이끌것인지 아닌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시스코시스템즈가 오는 3월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영역에 전사적 역량을 총집중시키고 있는 상황을 본다면 알카텔-루슨트의 단품 위주의 시장 접근 방식은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단품 위주의 시장은 쓰리콤, 쓰리콤-화웨이, 익스트림, 어바이어, LG-노텔 같은 라우터와 스위치, IP 교환기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부문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을 타계하면서도 동시에 기업 고객들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메시지가 나오지 않았다. 통합 커뮤니케이션 분야는 기업용 응용프로그램들과의 연동 문제부터 라우터와 스위치에 비해 초기에는 큰 돈이 안되고 인력만 많이 배치해야 하는 분야다.
기업이나 공공 부문 등과 관련한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의 메시지 전달이 아쉬운 자리였다.
한편, 합병한 회사가 그렇듯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할 수 없다. 간담회 후 외신을 타고 두 회사 전체 직원 16%를 감원한다는 기사가 아이뉴스24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