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서버 시장의 성장세는 이제 대세다. 호웅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SQL 서버 제품매니저는 확신에 찬 어조로 이렇게 말한다. 국내 기업 고객들이 여전히 윈도 서버를 업무용 핵심 서버로 사용하는데 주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세계적으로 이런 우려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호웅기 부장의 주장이다.


닷컴 업체들이 유닉스 서버에서 리눅스 서버로 대거 이동했지만 전자상거래 업체나 온라인 게임 업체 등은 여전히 윈도 서버 시장을 견인해가는 주요 동인이다. 특히 윈도 서버 고객들은 MS SQL 서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호웅기 부장의 주장은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IDC의 자료(출처 : IDC 2006, 전세계 서버 시장 전망)를 보더라도 타당성을 갖기에 충분하다. 아래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윈도와 리눅스 서버는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당연히 이런 시장을 놓고 오라클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오라클은 유닉스와 리눅스 서버 기반의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강력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윈도 서버 성장을 팔장만 끼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호웅기 부장은 "오라클이 리눅스 열풍을 타고 '리눅스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오히려 이런 캠페인이 급성장하던 윈도 서버 시장을 놓친 패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나름대로 윈도 서버 성장이 MS SQL 서버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외형적으로 보면 이런 주장이나 조사는 타당성을 갖는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게도 고민이 있다. MS SQL 2000 서버 고객들이 MS SQL 2005로 대거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이나 AMD같은 칩 업체들이 쿼드코어를 출시하면서 칩업체와 소프트웨어 업체의 공생 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상황이 기회이자 위기라고 진단한다.


위기는 쿼드코어 칩을 탑재한 서버 업체들이 기존 고객사들에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권장하지 않고, 하드웨어 교체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쿼드코어가 출시됐어도 여전히 CPU 갯수로 라이선스를 채택하고 있다. MS SQL 2000 스탠다드 에디션 4CPU 라이선스를 구매한 고객이 MS SQL 2005 스탠다드 에디션 4CPU로 업그레이드지 하지 않고, 싱글 코어가 탑재된 하드웨어를 쿼드코어로 교체하면 MS SQL 2000 스탠다드 에디션 16CPU 라이선스를 구매한 것과 동일한 시스템 운영이 가능하다.


호웅기 부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철학에 대해서 동의하든 안하든 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렵고 비싼 기술을 쉽고 싸게 제공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한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돼야 한다는 기본 철학을 가지고 있다"며 다른 회사들이 쿼드코어 기반 라이선스를 변경하는 것과 다른 이유를 설명한다.


기회라는 측면은 관련 칩들이 x86 서버 사용을 극대화시키고, HP의 슈퍼돔 같은 대형 서버에도 윈도 시스템이 탑재될 수 있는 가능성들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든다. 윈도 서버의 안정성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는데 서버 업체들을 통해 핵심 업무용 시스템 제품으로 자리잡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강력한 시장 접근을 안하고 있지만 전사적자원관리나 고객관계관리 제품도 판매하고 있는 만큼 이런 제품들을 한글화하는 시기가 오면 윈도 서버, MS SQL 서버의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5년간 지연됐던 제품을 출시했는데도 고객들이 신규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제품이 이미 개발에 들어갔고, 내년에 시장에 소개된다. 호웅기 부장은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망설이고 있는 고객과 관련해 "SQL 2000 버전을 최적화해 사용하는 고객들이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또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자연스럽게 SQL 2005도 더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고객이 늘게 되는 만큼 그 때 업그레이드해도 늦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고 고민의 일단을 토로한다.


물론 현재 SQL 2000 서버를 사용하는 고객사들 중 30% 정도는 SQL 2005 서버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30%가 아니라 도입한 고객사로 봤을 때 그렇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년마다 데이터베이스 제품 업그레이드를 약속하고 나선 것은 오라클의 전략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오라클은 9i, 10g, 11g(올해 말 출시 예정)를 2년 주기로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이런 전략은 지속적으로 자사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들 감행하면서 유지보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유지보수료를 대폭 인사하면서 고객들에게 대신 신규 소프트웨어 버전 출시에 따른 무상 업그레이드를 약속하는 것. 제품도 업그레이드 하지 않으면서 유지보수료를 인상했을 때 고객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SQL 2000에서 SQL 2005로 5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앞으로는 2년 주기로 관련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고 있지만 유지보수료 인상 문제는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국내 통신, 제조, 금융 등 많은 고객들이 익스체인지 2007은 물론 기업 포털 제품인 쉐어포인트포털 2007 도입도 지속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윈도 서버 확산은 올해 더 탄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연말에 출시될 SAP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제품인 듀엣 한글화 버전도 윈도 서버와 MS SQL 서버 확산의 호재임에는 틀림없다. 오라클도 윈도 서버용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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