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Evil or not?

 

언론통제가 가장 심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중국이 최근 또 해외뉴스의 중국내 보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내용의 언론규제 정책을 발표, 서방언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의 언론자유와 관련, 올해 미국내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구글이 올초 구글차이나 (Google.cn)를 출범시키면서 중국 정부의 언론통제 정책에 협조키로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경없는 기자협회 (Reporters Without Borders) 등은 구글에 대해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던 구글이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의 언론탄압에 일조하는 ‘사악한 자’가 되었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서비스를 전혀 제공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일부 검열이 있더라도 중국인들이 중국어로 된 구글의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게 구글의 정신에 더 부합한다”는 구글측의 항변은 재고의 여지도 없는 궤변이라고 몰아부치면서. 또 미국 의회에서는 구글사태를 계기로 자국 기업들이 다른 나라의 언론검열에 협조할 경우 해외사업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쯤되다 보니 보면 구글은 입이 열 개라도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입장이 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구글이 중국의 언론통제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비난을 받는 일은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결코 적지 않다. 우선, 구글차이나와 관련된 논란을 다루기 앞서 먼저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것은 ‘사상 및 표현의 자유’는 보호되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로서 중국의 언론통제 정책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점이다. 물론 ‘언론의 자유’도 각 나라의 역사.문화적 전통과 그 나라가 처한 상황에 따라 제각각 다르게 규정되는 만큼 중국의 언론통제도 서방세계의 비판적 관점에서만 바라볼 일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긴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중국의 과도한 언론통제정책을 고려할때 그다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언론통제 정책을 강력히 반대하는 목소리 가운데서도 구글차이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우선, 구글을 옹호하는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은 앞서 언급한 구글의 입장에 동조, 구글차이나가 없는 것보다는 제한적이나마 존재하는게 중국인들에게 유익할 뿐더러 중국사회의 ‘정보 유통’을 촉진시켜 궁극적으로 언론자유를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중국은 인터넷을 도입한 이후 강력한 언론통제에도 불구하고 ‘정보 유통’이 크게 활발해지면서 언론자유화가 조금씩 진전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성급한 사람들은 “인터넷의 확산이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언론통제 정책을 무력화시켜 중국에서 언론자유를 구현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일단은 중국정부의 언론검열에 협조하는 자세를 취하더라도 구글과 같은 인터넷 업체들이 중국시장에 가급적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또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 시스코 등 다른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이미 중국의 법을 따르며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에게만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며 구글의 중국시장 진출을 비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한편, 중국의 언론통제에 협조한다는 측면에서는 구글도 지난해 중국내 반체제 인사의 개인정보를 중국정부에 제공, 그가 영어의 몸이 되도록 만든 야후와 크게 다를 것 없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이들은 크게 반발한다. 구글의 입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자사의 고객정보를 중국 공안당국에 제공, 반체제 인사 Shi Tao씨가 구속되도록 만든 야후의 행위는 일종의 범죄행위인 ‘밀고’에 해당한다”며 강력히 규탄하면서도 “구글의 경우 중국에서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피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는 인기가 높은 이메일 및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구글을 변론한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뉴욕타임즈는 “지난해 Shi Tao씨 사건이후 야후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감이 매우 심해지고 있으나 구글에 대한 반감은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오히려 중국의 네티즌들은 구글차이나의 등장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뜨거운 논란속에 구글차이나가 서비스를 시작한지 수개월이 지난 지금도 ‘구글은 중국의 언론탄압에 일조한 evil로 기억될 것인가 아니면 궁극적으로 중국의 언론자유화를 앞당긴 한 알의 밀알로 기록될 것인가’라는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구글차이나를 바라보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또 훗날 과연 구글은 중국 비즈니스에 대해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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