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네이버
▲ △사진=네이버

네이버 직원이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메모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네이버 노동조합이 소속된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화섬식품노조)가 회사의 대책 마련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네이버는 사건 관련자들의 직무정지를 결정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화섬식품노조는 성명을 통해 “고인의 죽음이 정보기술(IT)노동자의 건강권을 도외시한 사회적 타살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네이버는 진상규명을 위한 모든 노력을 가하고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당사자를 즉각 처벌하라”고 호소했다.

앞서 네이버의 한 직원은 지난달 25일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자택 근처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뒤이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를 통해 이 직원이 직장상사로부터 장기간 폭언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폭로가 줄줄이 터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노조는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해 괴롭힘을 겪은 정황이 여러 통로로 제기되고 있다”면서 “증언에 따르면 고인을 괴롭힌 상사는 네이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넷마블로 이직했다가, 이직한 넷마블에서도 다시 직장 내 괴롭힘 등 문제를 일으켰던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문제적 인물이 다시 네이버 요직에 배치됐다는 사실은 학연, 지연 등에 경도된 인사 배치가 행해져 왔다는 사실의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급성장의 이면에 합리적이지 못한 조직문화가 존재하고 있었다. IT노동자의 극단적 선택은 조직구조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조직문화 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네이버는 리스크관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사건 관련자들의 직무정지를 결정했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신모 책임리더 등 4명이 대상이다. 특히 직원들의 반대에도 신 씨의 재입사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이번 직무정지 대상에 포함됐다. 최 COO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가까운 사이이자 네이버 창립멤버로 내부에서는 ‘실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최 COO가 겸임 중인 네이버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직은 장기 휴가 처리로 부재상황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모든 업무가 중지된 상태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