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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는 SK 그룹의 IT서비스 전문 계열사입니다. 지난 2015년 지주사인 SK㈜와 합병됐지만 여전히 별도로 대표를 두고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SK㈜가 투자 사업을 하긴 하지만 지주사이다보니 매출의 대부분은 SK㈜ C&C에서 나옵니다. 회사는 삼성SDS, LG CNS와 함께 IT서비스 업계 '빅3'로 불립니다. SK 그룹의 SI(시스템통합)·SM(시스템 유지보수) 물량뿐만 아니라 금융·제조 등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대외고객 확보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 SK㈜ C&C 직원들이 대사성질환 신약 개발 타깃 발굴을 도와주는 AI 서비스 '아이클루-티디엠디'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SK㈜ C&C)
▲ SK㈜ C&C 직원들이 대사성질환 신약 개발 타깃 발굴을 도와주는 AI 서비스 '아이클루-티디엠디'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SK㈜ C&C)

IT서비스 기업 SK㈜ C&C의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대기업의 IT 서비스 계열사들의 공통적인 과제는 대외고객 확대입니다.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항상 오르다보니 대외 사업을 늘려 규제를 피해가야 하고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도 마련해야하기 때문이죠. 대외 사업 중 대표적인 것이 공공 SI(시스템통합) 사업이지만 이 분야는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 대비 남는 이익이 적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대기업참여제한 제도로 인해 SK㈜ C&C와 같은 기업들이 마음껏 도전하기도 어렵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기업이 공공 SI 사업에 더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완화했지만 기업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공공 외에 대표적인 대외 사업이 금융 사업입니다. 은행들은 수년마다 한번씩 회사의 시스템에 최신기술을 도입하는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사업의 규모가 수천억원대까지 커지다보니 IT서비스 기업들의 수주 경쟁도 치열합니다.

이런 가운데 SK㈜ C&C는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헬스케어에 대한 IT 기업들의 관심은 커지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인 인구 고령화 추세 속에서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서비스의 결합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ICT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에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헬스케어 사업에서 단기간 내에 돈을 벌기는 어렵습니다. 서비스로 인해 환자나 의료진이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이어져야 하고 정부의 허가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연구개발(R&D)에 꾸준한 투자를 하기 위한 오너의 확고한 의지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력과 자금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SK㈜ C&C는 오너의 의지는 확실해보입니다. 최태원 SK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키우고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 등이 제약·바이오 사업을 직접 이끄는 가운데 SK㈜ C&C는 ICT 역량과 SI 사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회사의 대표 헬스케어 사업은 인공지능(AI) 기반 뇌출혈 판독 솔루션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입니다. 이 솔루션은 뇌의 CT영상을 수초 내로 분석해 97% 이상 정확도로 출혈 위치와 이상 여부를 의료진에게 바로 알려줍니다. 놓치기 쉬운 작고 미세한 출혈도 신경두경부 영상의학전문의 수준으로 판독한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입니다. 지난해 8월 AI 뇌출혈 진단 의료기기 중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등급 의료기기 품목 허가도 받았습니다. 회사는 지난해 솔루션을 북미영상의학회(RSNA)에서 발표했습니다. 이 솔루션은 강원도 평창군보건의료원에도 보급됩니다. 이는 회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대도시가 아닌 지역의 병원에는 환자의 뇌출혈 여부를 판독할 의료진이 부족합니다. 판단이 보류되거나 다른 지역의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환자의 골든타임을 놓칠수도 있습니다. 이때 솔루션이 출혈 위치와 이상 여부를 판단해줌으로써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데 일조할 수 있습니다.

가천대길병원과 함께 개발한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아이클루 티디엠디'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 첫 단계인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단백질 등 타깃을 AI로 발굴하고 검증하는 서비스입니다. SK㈜ C&C의 신약 AI플랫폼 '아이클루'에 가천대길병원의 대사성질환 혁신신약 후보 유전자 선정 연구 노하우가 적용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탄생했습니다.

이러한 헬스케어 서비스에서 SK㈜ C&C가 하는 역할은 ICT 기반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AI·클라우드·빅데이터 분석 역량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환자의 건강이나 생명과 직결되는 서비스이다보니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테스트와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그만큼 많은 투자와 인내심이 필요하죠.

SK㈜ C&C에게 헬스케어 사업의 성공은 절실합니다. 회사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이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기존의 그룹사와 금융 분야의 SI·SM 사업 외에 꾸준한 매출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사업이 바로 헬스케어라고 점찍었습니다. 최근 회사의 실적은 좋지 않았습니다. SK㈜의 사업보고서 중 2020년 사업부문(SK㈜ C&C) 매출은 약 1조7800억원, 영업이익은 1863억원이었습니다. 전년 대비 각각 3.4%, 31.5% 감소했습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2019년 15%에서 2020년 10%로 미끄러졌습니다.

최근 5년간의 실적을 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완만하지만 꾸준한 증가 추세를 이어오다 2020년에는 뒷걸음질쳤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SK㈜ C&C와 같은 IT서비스 기업들은 기업들의 ICT 투자가 곧 매출입니다. 그만큼 기업들의 투자 의지가 중요하죠. 하지만 2020년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은 ICT에 대한 투자를 보류하거나 취소했습니다. 당장 회사의 생존에 필요한 분야가 아니면 지출을 줄이는 긴축경영이 확대됐기 때문이죠. 이같은 기조는 2021년에도 이어졌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초반인 2020년보다는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예전보다는 부족합니다. SK㈜ C&C의 2021년 연간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를 준비하는데 손을 놓고 있을 순 없죠. 특히 헬스케어는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지만 시장이 커질 가능성은 충분하고 먼저 시장을 선점한다면 꾸준한 매출을 가져다 줄 분야로 꼽힙니다. SK㈜ C&C가 꾸준히 헬스케어에 공을 들이는 이유입니다.  

생각해 볼 문제

•헬스케어 분야는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많은 SI 경험을 보유한 SK㈜ C&C가 막강한 플랫폼을 보유한 네이버·카카오에 비해 어떻게 차별화하면서 헬스케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까요?

•SK㈜의 주가는 지난해 연말 27만원 초반대를 기록한 이후 새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SK㈜ C&C의 기술력이 주가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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