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만큼은 경쟁사에 비해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채수윤 SK커뮤니케이션즈 메신저사업본부 메신저전략팀 부장은 뒤늦은 인터넷 전화 시장 진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밝혔다. 

네이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SK커뮤니케이션스가 인터넷 전화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프트폰을 이용한 관련 서비스는 이미 네이버와 아이엠텔이 제공하고 있지만 네이트온 이용자가 1천700만 가입자라는 점에서 서비스 시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SK커뮤니케이션즈의 입장이다. 

네이버가 5천원이라는 무료 체험 금액을 제공하고 있는데 비해 네이트온은 500원을 무료로 제공한다. 단순 금액만을 놓고 본다면 네이버가 통큰 것처럼 보이고 네이트온은 째재해 보인다. 신규 서비스 사용에 고작 500원이라니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네이버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다음커뮤니케이션, 버디버디, 야후코리아 등 2000년 초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경쟁사와 맞붙어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관련 사업을 2002년 경 정리했다. 

차세대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강력히 떠오르던 메신저 시장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관련 경쟁에서 우위에 서지 않을 때 과감히 버리는 길을 선택한 것. 하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네이버는 부동의 국내 포털 1위를 지키고 있다. 엄청난 방문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매출도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순익도 높다.

포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고히 다진 NHN은 이제 단순 차세대 커뮤니케이션 시장을 넘어 통신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는 비단 NHN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고객은 확보하고 있지만 통신 시장은 포털들에게 낯선 땅이다.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초기에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것처럼 NHN도 동일한 길을 가고 있다. 그만큼 두둑해진 지갑과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진출이 가능하다. 

이에 비해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온을 지금의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사용했다. 무료 문자 메시지 100건, 50건 등 등을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와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발빠르게 제공했다. 후발 사업자였지만 이제 메신저 시장에서 국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메신저 사용자에게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자연스럽게 시장에 발을 담글 수 있다. 

네이트캐쉬와 도토리를 결제 수단으로 제공한 것도 서비스 조기 안착과 사용자 확대를 위한 포석이었다. 싸이월드와 네이트의 컨텐츠를 구매할 때 사용했던 결제 수단을 인터넷 전화에 자연스럽게 제공하면서 신규 서비스지만 이음새 없는 신규 서비스로 조기에 안착시킬 수 있도록 한 것.

채수윤 팀장은 "결제 분야에 상당히 애를 썼다"고 전하고 "기존의 서비스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인터넷 전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1700만 가입자를 확보한 네이트온과 NHN은 좋은 경쟁상대지만 소프트폰 기반의 인터넷 전화 시장을 함께 키워가는 동반자이기도 하다. NHN은 올초 홀로 관련 사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개척해 왔을 만큼 외로웠지만 이제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070 인터넷 전화 시장의 동반 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행해 의견을 모으고 정부와의 협상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나 야후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동일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그 힘은 더욱 배가될 것이다. 

초기엔 경쟁 상대인 포털들과의 비교가 이슈가 되겠지만 이들은 국내 통신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거대한 가입자 기반의 사업자들이다. 전세계 인터넷 전화 서비스 업체 1위인 스카이프가 전세계 통신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듯이 이들의 행보에 국내 통신 사업자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거대 통신 사업자들을 포털들이 얼마나 긴장시킬 수 있을지 인터넷 전화 시장의 1라운드 공이 울렸다. 

다음은 채수윤 팀장과의 일문 일답 

올해 가입자 목표는? 

기존 네이트온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가입자보다는 월 사용자가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 같다. 기존 시장을 고려할 때 소프트폰의 잠재이용자가 10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스카이프(SKYPE) 회원이 100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우선 월 사용자 1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500원 정도의 지원금으론 체험하기에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닌가? 500원을 책정한 이유와 월 사용자 100만 명 확보 방안은?

인터넷 전화는 품질이 낮다는 인식이 팽배해있다. 특히 이용 경험이 없는 구매자의 경우 더욱 그렇기 때문에 구매가능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  그래서, 통화 품질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확인이 가능할 정도의 금액은 무료로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에서 500원을 지급하게 됐다. 

500원을 지급하게 된 이유는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 경우, 5분 정도 통화를 한다면 품질 확인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되어 약 5분 남짓 통화할 수 있는 50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사용자를 모으기 위한 판촉 수단이라기보다는 테스트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지급되는 것으로 보시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화상 통화의 경우 이미 네이트 온에서 제공하는데 인터넷 전화와 통합할 의사는 없는가?


네이트온 화상대화는 네이트온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부가기능으로 무료 서비스다. 유료인 전화와 통합하는 것은 오히려 이용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인식될 위험이 높다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통합 의사는 없다.


지역 검색 결과로 도출되는 일반 상점들과의 연동은 언제쯤이면 가능한가?


현재 어떤 방식으로 사업자와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편의성 있는 서비스로서 이용도를 높일 수 있을까 검토 중이다.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기 어렵다. 

휴대폰용 네이트온도 출시돼 있다. 이 분야에도 인터넷 전화 기능이 언제쯤 제공되는 건가? 

현재 제공하고 있지 않다.  무선 관련 사업은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고 이동통신사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 출시 시기를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용자 편의성 측면을 본다면 향후에 무선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소프트 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보통신부가 해결해야 될 과제들은 무엇인가? 


가장 큰 문제는 번호 자체다.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해본 결과 070 번호가 발신번호로 표시되면 많은 사람들이 판촉을 위한 전화로 생각하고 전화를 안받았다. 몇몇은 테스트를 했는데 통화연결이 50%밖에 안되는 경우도 있었다. 일반번호와 동일한 번호가 제공되는 것이 서비스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두번째로는 착신번호에 대한 정산료인데, 이용자들은 인터넷 이용요금을 내는데도 불구하고 VoIP  착신번호를 받으면 월 1,500원의 요금을 다시 기간통신사업자에게 내야한다. 

전화가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사용료를 내면서까지 착신 번호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 이같은 문제로 인해 기존 사업자들의 착신번호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전에는 발신의 경우에도 월1,500원을 부과한다는 계획을 기간통신사업자가 밝힌 적도 있었는데, 그럴 경우 국제전화를 많이 하는 일부 사용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용자는 소프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소프트폰 착신번호로 걸었을때 휴대폰으로 착신전환이 된다면 이용이 편리할텐데, 이경우에도 요금이 비싼게 흠이다. 착신전환 요금이 낮게 책정되거나, 무료로 제공된다면 보다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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