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필로테오 마이크로소프트 HPC 담당 기술영업이사는 "몇몇 엔지니어들의 전유물이었던 수퍼컴퓨터가 이제 현업 부서의 손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HPC 시장 진출 의미를 밝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26일 HPC 수퍼컴퓨팅 솔루션인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컴퓨터 클러스터 서버 2003(이하 WCCS 2003)'의 국내 출시를 알리는 행사를 열었다. 미국 본사에서 지난 6월에 발표된 제품이다.  

이 제품 발표에 대해 수퍼컴퓨터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국내외 업체들이 환영의 뜻을 밝히고 나섰다. 

제품 설계와 테스팅용 엔터프라이즈 시뮬레이션 솔루션 제공업체인 한국엠에스씨소프트웨어(www.mscsoftware.co.kr) 김정원 마케팅팀장은 "국내 고객들 80% 정도가 윈도 환경이다. 그동안 리눅스용으로만 제공됐는데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 출시로 범용화된 분야까지 시장이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WCCS 2003을 출시한 배경에는 그 만큼 시장이 무르익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는 검색과 회계, 재무 분야에 이미 관련 솔루션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자사의 수퍼컴퓨터를 워싱턴 주립대학에 제공해 생명 과학과 에이즈 백신 연구 개발이 가능토록 지원하고 있다. 팻 필로테오 이사는 "그동안 공공과 대학 등 특정 영역에서만 관련 요구들이 많았다. 관련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았었다"며 "이제는 기업 고객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고객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제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팻 필로테오 이사는 한가지 예를 들어 설명한다. 현업 부서에 있는 종사자들은 '엑셀'을 가장 많이,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데 WCCS 2003을 설치한 서버를 통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분석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업무용 서버에서 처리를 하게 되면 개인 사용자들 데스크톱에 관련 정보가 저장돼 예기치 않은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빠른 분석과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금융 회사의 경우 자사만의 독특한 분석 솔루션과 공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WCCS 2003을 사용하면 지적재산권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내세우는 WCCS 2003의 장점은 마법사를 이용한 간편한 설치와 관리다. 수퍼컴퓨터용 애플리케이션을 가동하기 위해 리눅스를 이용할 경우 설치와 관리(admin) 분야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설치와 관리도 만만치 않다는 것. 이런 이점에 더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지원 세력이 뒤를 단단히 받혀주고 있다고 강조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주얼 스튜디오 개발자들이 전부 자신들의 우군이 된다는 것. 공학용이 아니더라도 단위 부서에서 필요한 솔루션 개발도 용이하다고 덧붙인다. 

그동안 수퍼컴퓨터 시장은 유닉스와 리눅스가 이끌어 왔다. 이 점을 마이크로소프트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 영역이 여전히 현업 부서들이 다가서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비즈니스인텔리전트(BI) 시장도 마이크로소프트가 노리는 시장인데 이 솔루션이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하반기 출시되는 '오피스 2007'의 경우 기본적으로 관련 제품들에 클러스터링 엔진들이 탑재돼 있어 WCCS 2003을 활용하면 최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도입 가격이 리눅스와 유닉스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강조하는 부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성재 이사는 "리눅스의 경우 노드당 400만원에서 500만원 정도한다. 노드가 늘어나면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게 돼 있다. 이에 비해 10분의 1 정도의 가격이면 대학들은 도입이 가능하다. 물론 기업 고객들은 이보다는 조금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겠지만 리눅스용에 비하면 절반정도도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수퍼컴퓨터 도입에만 열중했다. 이제는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실직적인 혜택을 얻을 시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버 제품군들이 기업 시장에 깊숙히 침투하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하드웨어의 도입이냐가 아니라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는지 구체적 도입 혜택을 계산해보자는 주장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KT가 이미 관련 솔루션을 도입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두 사업자의 행보는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도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다양한 수퍼컴퓨터의 도입과 활용은 그 자체적으로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에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수퍼컴퓨터 시장은 리눅스의 아성이었다. 윈도가 얼마나 리눅스의 이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