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3분기(7~9월) 인도량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에서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혜택이 사라진 이후 4분기에는 판매가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테슬라)
(사진=테슬라)

2일(현지시간) 테슬라는 3분기 인도량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49만7099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인 약 43만9800대를 상회한다. 또한 전년 동기의 46만2890대도 넘어섰다. 3분기 글로벌 생산량은 44만7450대로 나타났다. 

에너지 사업 부문에서도 12.5기가와트시(GWh)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배치하며 분기 기준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말 미국 연방정부가 최대 7500달러인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에 나선 점이 테슬라 인도량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리비안 등 경쟁사들도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판매 실적을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세액공제 종료 이후 판매량이 얼마나 줄어들지에 주목하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시장 컨센서스는 46만5000대인데 이는 지난해 4분기의 49만5570대에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CFRA의 개럿 넬슨 애널리스트는 “실적은 예상보다 좋았지만 이는 과거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며 “특히 테슬라가 새로운 차량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배출권 거래시장에 대한 입법적 변화와 미국 시장에서의 보조금 종료가 전기차 수요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여전히 큰 의문이 여럿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몇 분기는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미국에서 전기차 세액공제가 종료될 때까지 저가 전기차 출시를 미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특히 유럽 시장에서 경쟁 심화와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소비자 반발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판매 지표로 여겨지는 테슬라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8월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한 1만4831대를 기록했다. 반면 영국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을 포함한 유럽 지역의 전체 전기차 등록 건수는 26.8% 증가했고 내연기관차까지 포함한 차량 등록은 4.7% 늘었다.

그러나 최근 테슬라의 인공지능(AI) 및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한 달 동안 테슬라 주가는 30% 이상 올랐고 이번 인도 실적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더욱 키우고 있다.  

딥워터애셋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파트너는 “진짜 중요한 것은 자율주행”이라며 “자율주행이 작동하려면 도로 위에 전기차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과 석 달 전보다 훨씬 더 많은 테슬라 차량이 도로에 있다”며 “반면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여전히 전기차가 자율주행 상용화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들은 강세 시나리오 기준으로 내년 초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2조달러, 2026년 말에는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대량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3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직까지 테슬라의 매출 대부분은 전기차 사업에서 발생하며 회사는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엔비디아 칩을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캔터피츠제럴드는 향후 전기차 판매량 외에도 ‘모델 2’로 불리는 테슬라의 차기 보급형 모델이 잠재적인 촉매제로 평가하며 세액공제를 반영한 가격이 약 3만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캔터피츠제럴드는 테슬라가 내년부터 세미 트럭의 양산을 시작해 자율주행 화물트럭 산업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머스크는 지난 8월 소셜미디어(SNS) X를 통해 내년에 세미 트럭이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트럭은 2017년 처음 공개된 이후 그동안 소수의 고객에게만 인도됐다.

테슬라는 오는 22일 장 마감 이후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테슬라가 기대 이상의 인도 실적을 공개했지만 앞으로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주가는 5% 이상 하락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