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SK본사 사옥 /사진 제공=SK 
서울 종로구 SK본사 사옥 /사진 제공=SK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세기의 이혼’ 소송이 서울고등법원의 재심리를 받게 되면서 SK㈜ 주가가 하락했다. 원심에서 선고된 재산분할 금액(1조3808억원)이 대폭 낮아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경영권 분쟁이 일부 해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 주가는 16일 전일 대비 5.62% 하락한 21만8500원으로 마감했다. 상고심을 앞뒀던 15일에는 4.28% 상승한 23만1500원을 기록했지만 이날 대법원의 판결로 상황이 뒤집혔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이날 오전10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과 관련해 1조3808억원에 대한 재산분할 청구 부분은 파기환송하고 반소 위자료 청구 부분은 상고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재산분할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한 SK㈜ 지분 17.9% 중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 회장이 SK㈜ 지분을 처분해 재산분할 금액을 납부하면 그룹의 지배력이 악화되고 최악의 경우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지배력 방어를 위한 SK그룹의 배당 확대 가능성도 거론됐다. 배당 확대로 SK㈜ 주가가 상승하면 최 회장이 매각하는 지분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과 배당 확대 기대감 등에 최근 SK㈜ 주가도 상승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결로 최 회장의 재산분할 규모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고 경영권 분쟁 리스크도 일부 해소되면서 SK㈜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이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SK에 흘러들어간 300억원의 자금을 불법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재심 때 노 관장의 기여도 가치 산정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일각에서는 SK㈜의 경영권 리스크 해소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최근 정부가 상법개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그간 SK㈜가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SK㈜의 자사주 규모는 24.8%로 다른 대기업집단에 비해 높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파기환송될 경우 재산분할금이 감소하고 경영권 안정화로 SK㈜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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