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유럽·중동·북미 지역 사업 진출을 이끄는 리더들을 분석합니다.

최인혁 네이버 테크비즈니스부문 대표가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맡은 2020년 7월 대출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네이버파이낸셜
최인혁 네이버 테크비즈니스부문 대표가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맡은 2020년 7월 대출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네이버파이낸셜

 

최인혁 네이버 테크비즈니스부문 대표가 인도·스페인 지역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한다. 특히 스페인은 네이버가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기업 '왈라팝'의 본진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 다수 국가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 서비스 기회를 모색하게 된다.

최 대표는 올해 3월에 돌아온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복귀 시점이 겹친다. 이후 이 의장이 북미 스타트업 투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을 가장 먼저 살피는 가운데 최 대표도 인도·스페인 사업 발굴로 손발을 맞추고 있다. 이 의장은 주주총회에서 의장으로 선임된 뒤 "전 세계가 한두개의 AI만 쓰는 것은 굉장히 슬픈 일"이라면서 네이버 기술·서비스의 해외 진출을 강조한 바 있다. 

 

/이미지 제작= 윤상은 기자
/이미지 제작= 윤상은 기자

 

이해진과 NHN 시절부터 동고동락

네이버가 공을 들이는 곳은 유럽·중동·북미 등으로 각각 최 대표, 채선주 전략사업 대표, 김남선 전략투자 대표 등이 주축이 됐다. 이 중 최 대표는 이 의장과 인연이 가장 깊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전신인 NHN 시절부터 검색·광고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다. 2022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맡아 핀테크 사업 확장을 이끌었지만, 네이버에서 일어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 때문에 최 대표의 복귀에 일부 임직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최 대표를 다시 불러들인 데는 NHN 시절부터 쌓은 이 의장의 신뢰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NHN 시절 경영진이었던 한 정보기술(IT) 업계 인사는 "두 사람은 사업 초창기부터 친한 사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장 옆에 NHN의 성공을 함께하며 신뢰를 쌓은 인물이 있어야 복귀 이후 경영이 수월하리라고 판단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NHN은 검색, 광고, 게임 시장에서 매년 급성장하며 한국 인터넷 시장의 발전을 이끌었다.

네이버는 최 대표가 창립 초기부터 경영진으로서 개발부터 운영, 비즈니스, 경영까지 폭 넓은 성공경험을 공유했다는 점을 선임 이유로 밝혔다. 최 대표 복귀 시점에 테크비즈니스 부문을 신설한 것도 글로벌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최 대표는 현재 헬스케어 사업까지 포함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인바디 투자로 첫 성과…유럽 개척 과제

최 대표가 맡은 인도·스페인 지역은 네이버가 그동안 집중하지 못한 곳이다. 회사는 왈라팝을 시작으로 유럽에서 플랫폼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최수연 대표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왈라팝에 네이버의 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접목해 스페인과 유럽 등에서 전략적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 경험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가 왈라팝을 포함한 C2C 사업을 주도하지는 않지만, 왈라팝을 기반으로 유럽에서 네이버의 인지도를 높이면 향후 다른 사업도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2026년 1월까지 왈라팝 지분을 기존 29.5%에서 100%로 늘리게 된다. 왈라팝에서 확보하는 이용자 행태, 커머스 특화 데이터가 향후 네이버의 AI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네이버는 검색·광고·커머스·콘텐츠 등 전 서비스에 AI기술을 적용하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택해 유럽 시장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소재 연구기관인 '네이버랩스유럽'을 활용해 투자기업 미스트랄AI와의 협력을 시도할 수도 있다. 

네이버랩스유럽은 네이버가 2016년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해 만든 연구소로 AI·머신러닝·컴퓨터비전·자연어처리 등 미래 기술을 연구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코렐리아캐피털을 통해 미스트랄AI에 투자했다. 미스트랄AI는 구글 딥마인드 출신 개발자가 만든 회사로 유럽의 AI 독립을 추구한다. 

최 대표가 임직원의 불만을 잠재우고 복귀 이유를 입증하는 것도 과제다. 최 대표는 우선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인바디' 투자로 첫 성과를 냈다. 네이버는 지난달 인바디 지분 8.5%를 확보하고 전략적 협력을 약속했다. 인바디는 미국·일본·유럽·인도 등 13개 지역에 현지법인을 두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 대표는 "체성분분석 글로벌 1위인 인바디와 손잡고 온오프라인이 끊김 없이 연계되는 데이터 기반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AI와 데이터가 결합된 혁신적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인바디가 확보한 헬스케어 데이터와 네이버의 AI기술을 우선 결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관리 플랫폼 LB(LookinBody)를 출시하며 디지털헬스케어로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는 인바디는 플랫폼 서비스에 강한 네이버와의 협력도 가능하다. 또 양사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 인바디가 기확보한 헬스케어 판로를 활용할 수 있어 네이버로서도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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