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업체 넥스페리아가 중국 공장에서의 반도체 공급 재개 시점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자국에서 생산된 넥스페리아 제품 수출을 금지하며 자동차 업계 공급난이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 제공=넥스페리아
/사진 제공=넥스페리아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넥스페리아는 전날 고객사들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 둥관 공장에서 반도체 출하 재개 시점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넥스페리아는 둥관 공장의 공급망에 대한 “관리 권한을 되찾기 전까지는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출하 시기나 가능 여부를 통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 “중국 내 넥스페리아 시설 및 하도급업체에 대한 중국 측 조치의 범위와 영향을 가능한 한 신속히 명확하게 파악하려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10월13일로 시작되는 주 이후에 생산된 반도체에 대한 품질과 진품 여부도 보장할 수 없다고 전했다. 

넥스페리아는 고객들에게 이번 서한을 불가항력(force majeure)에 따른 공식 공급 불가 통보로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이는 회사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공급 차질에 대해 계약상 의무를 일시적으로 면제받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넥스페리아는 중국 윙테크테크놀로지의 자회사지만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9월 말 윙테크와 관련된 지식재산권(IP) 우려를 이유로 회사 경영권을 박탈했다. 또 넥스페리아는 현재 중국에서 대부분의 칩 패키징 등 후가공 작업을 하는데 네덜란드 정부는 윙테크가 중국으로 핵심 생산까지 이전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출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자국에서 생산한 넥스페리아 제품 수출을 금지했다. 

넥스페리아는 첨단 반도체는 아니지만 다양한 자동차 부품에 필수적인 마이크로칩을 생산한다.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 이후 여러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과 부품 공급업체들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백악관이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해서 넥스페리아를 둘러싼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날 중국 정부가 네덜란드 측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협력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갈등이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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