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리빌리언이 3분기 매출을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7개 분기 연속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핵심 요인으로는 희귀질환 진단 시장의 확대와 인공지능(AI) 기반 변이 해석 기술을 외형 성장이 지목된다. 의료기관의 유료 전환이 늘어난 서비스형 소프웨어(SaaS) 해석 서비스도 신규 매출의 축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법인 설립 등 선(先)투자가 이어졌지만 내년 성장을 위한 준비단계로서 추후 수익성 개선도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기술 기반 진단 서비스의 확장성과 미국 진출 전략이 맞물린 데 따른 성장 모멘텀 유지 여부에 주목한다.
희귀질환 시장 확대와 AI가 만든 성장세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쓰리빌리언은 3분기 매출 32억3000만원을 거뒀다. 전년동기 16억원에 비해 2배 넘게 오른 수치다. 이에 따라 7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누적기준 매출도 78억원으로 전년 연간 매출 58억원을 상회했다. 영업손실은 12억7000만원, 당기순손실 10억8000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개선됐다. 2024년 3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6억9000만원, 15억3000만원이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외형 성장의 핵심 배경으로 '희귀질환 진단 시장의 구조적 확대'를 지목한다. 회사는 현재 전 세계 희귀질환이 1만여종에 달하며 매년 200여개가 새롭게 규명되는 것으로 추산한다. 이 덕분에 진단 수요 자체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고 보고 있다. 유전체 해석 기술과 AI 기반 변이 분석 정확도 향상이 맞물리며 과거 진단이 불가했던 영역이 해소되는 속도가 빨라지는 점도 견인요소다. 이 같은 배경이 맞물려 자연적 환자 풀 확대가 매출 증가로 직결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성장세가 유지되는 또 다른 이유로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따른 검사 의뢰 증가'가 떠오른다. 해외 협력 기관이 늘어나며 국가별 제약을 덜 받는 희귀질환 진단 특성상 영업활동이 곧 검사 건수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질수록 신규 의뢰 채널이 열리고, 이는 분기 성장률을 유지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은 글로벌 파트너 기반이 누적될수록 진단 볼륨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읽는다.
SaaS 기반 해석 플랫폼 '제브라(GEBRA)'의 유료 전환 증가도 성장 기조를 강화하는 요소로 꼽힌다. 병원들이 시퀀싱 장비를 갖추고 있어도 변이 해석 역량은 외부에 의존하는 구조가 유지되며 SaaS 수요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국내외 기관 가운데 무료 베타 사용자 일부가 유료 구독으로 전환하며 신규 매출원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AI 해석 기술 경쟁력이 지속 성장의 근거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先투자 시기 영향 속 비용 부담 관리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적인 배경으로는 '글로벌 확장을 위한 선투자 시기'라는 점이 지목된다. 3분기 영업손실은 12억70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일부 개선됐지만 미국 진출 준비와 실험실 확충 등 전략적 투자가 이어지며 당장의 손익 개선이 크게 나타나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 시장은 매출 성장보다 비용 투자가 앞서는 전형적인 초기 확장 구간이라고 진단한다. 같은 맥락에서 올해 손익 흐름은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미국법인 설립 과정에서 발생한 초기비용이 단기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10월에 설립된 미국법인에는 자본적지출(CAPEX) 50억원 규모의 투자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보험 기반 검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회사는 이 지출을 단기간 비용이 아닌 '미국에서 매출을 일으키기 위한 필수 투자'로 규정한다. 현금 감소 역시 초기비용 성격이 크다는 것이 쓰리빌리언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시퀀싱 장비를 추가로 도입한 점이 비용 증가를 유발했다. 업계는 이 같은 지출에 대해 '검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처리 역량 확대'로 판단한다. 다만 10억원 규모의 장비 도입이 일회성 CAPEX 성격으로 반영된 만큼 향후 감가상각 외 비용 증가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점쳐진다. 인력도 10% 수준에서 충원됐으나 이는 해외 진출 및 검사 처리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적 필요에 따른 결정이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확장 투자는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미리 준비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현금성자산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점은 '계획된 투자 활동의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법인 설립, 장비 증설, 인프라 확대 등 올해 진행된 주요 투자가 모두 향후 매출 확대를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회사는 올해가 사업 확장 전환기였던 만큼 단기 현금흐름 변동은 불가피하지만, 내년 미국 매출이 본격화되면 투자비용 대비 개선 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비용 부담보다 향후 성장에 방점이 찍힌 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美 매출 현실화와 기술 고도화가 관건

시장에서는 쓰리빌리언의 내년 성장동력이 미국에서의 실질 매출 발생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유전체·희귀질환 검사에 대한 보험적용 사례가 한국보다 넓고, 기관 간 협업구조도 발달해 있어 초기 파트너십만 확보되면 매출 전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올해 투입된 CAPEX가 이미 인프라 형태로 깔린 만큼 현지 채널 확장이 시작되면 비용 대비 매출 증가율이 개선될 여지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시장에서의 첫 가시적 성과가 투자 대비 회수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국 진출 효과가 빠르게 현실화되려면 초기 레퍼런스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희귀질환 진단은 검증된 사례가 사업 확장의 속도를 결정하는 분야기 때문이다. 현지 의료기관·제약사와의 첫 협업 성과가 전체 외형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SaaS 기반 해석 서비스도 해외 유료 전환이 얼마나 빠르게 쌓이느냐에 따라 매출 기여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초기 고객군 확보가 가시화되는 시점이 시장이 주목하는 최우선사항이다.
중장기적으로는 AI 기반 자동화 기술의 고도화가 수익성 회복의 핵심변수로 거론된다. 변이분석 및 임상판독 자동화 비중이 높아질수록 인건비 부담이 줄고 처리 속도가 개선돼 마진 구조가 안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기술우위 유지가 글로벌 확장 성공 여부를 가를 핵심요인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시장은 기술 정확도와 일관성은 파트너 확대와 검사 단가 유지의 결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석 품질 자체가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분야라는 판단에서다.
쓰리빌리언은 수익성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매출 발생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진출과 글로벌 확장을 위한 사전적, 전략적 투자가 집중되는 시기지만, 그와 동시에 수익성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라며 "미국 매출이 가시화되면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면서 이익 개선 속도 역시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