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림원소프트랩의 전사적자원관리(ERP)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차세대 전략은 'AI 기반 수익분석'이다. 30년 넘게 축적한 산업별 ERP 경험과 재무회계 중심 구조를 기반으로 기업 경영의 예측·자동화를 이끄는 'AI ERP'를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 방향이다.
이달 17일 서울 강서구 영림원소프트랩 본사에서 <블로터>와 만난 권기석 국내클라우드사업부장은 "AI 자체보다 중요한 건 기업 고유 데이터와 결합했을 때의 효용"이라며 "고객이 실제로 느끼는 인사이트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측 모델 고도화…AI 수익분석으로 확장
영림원소프트랩에 따르면 현재 약 200개 고객사가 이미 AI 기능을 활용 중이다. 대표적인 건 'AI 기반 수익분석'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모든 데이터가 ERP 안에서 흐르는 구조 덕분에 예측 모델의 정확도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원가·재고·주문 등 업무 데이터가 연동되면서 예측 모델의 정확도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권 부장은 "B2B(기업간거래) AI는 데이터가 부족해 상용화 속도가 느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고민"이라며 "반면 ERP는 기업의 재무·물류·생산 활동이 모두 기록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실효성이 나올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영림원소프트랩의 ERP 기반에는 '재무회계 중심' 철학도 있다. 영업, 재고, 구매, 물류 등 다양한 활동 데이터가 회계·결산과 자동 연결되기 때문에 제품별·프로젝트별 손익 관리가 가능하다. 권 부장은 "재무회계와 연결되지 않는 ERP를 쓰는 기업도 많은데 이런 환경에서는 실제 원가가 보이지 않아 의사결정이 느릴 수밖에 없다"며 "영림원소프트랩 ERP를 사용하는 기업 상당수가 자사 시스템에서 결산까지 직접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조는 'AI 기반 수익분석'에도 그대로 활용된다. 과거 매출, 원가율, 계절성, 수주 패턴 등을 학습해 다음 해의 매출·영업이익·원가율을 자동 생성하는 기능이다. 다만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최소 1년 이상 영림원소프트랩 ERP를 이용해야 한다. 모델이 학습할 기반 데이터가 일정 수준 이상 누적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권 부장이 공개한 데모 화면에서는 월별 실적 곡선과 추정치가 함께 표시됐다. 내장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통해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을 알려줘' 같은 프롬프트 질의도 가능했다. 권 부장은 "ERP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모델을 학습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통계 기반 예측보다 신뢰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AI 자동화 수요 증가…ERP 업무 방식도 변화
권 부장은 고객들이 AI와 ERP 결합으로 원하는 것은 '효율성'이라고 정의했다. 결산 자동화, 구매 단가 비교, 견적 산출, 영업 일정 관리 등 반복 업무를 AI로 줄여달라는 요청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권 부장은 "기업들은 사람이 할 일을 줄이고 의사결정 정확도는 올리고 싶어한다"며 "이에 영림원소프트랩은 AI가 견적가를 추천하거나 영업 방문 이력을 분석하는 등 실질적인 업무 보조를 할 수 있도록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현재 연구개발(R&D)을 AI와 ERP 융합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AI 기능을 ERP 각 모듈에 연결하는 형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기술 개발의 배경에도 조직 문화가 자리한다는 점이다. 권 부장은 "ERP는 결국 기업의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만드는 제품"이라며 "회사는 전 직원이 인문학 독서 토론을 매주 진행할 만큼 업무와 사고의 폭을 넓히는 데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 스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업무 논리를 이해하려면 다양한 사고 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권 부장은 <블로터> 주최로 이달 2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리는 'AI 클라우드 퓨처 서밋 2026'에서 'ERP와 AI의 융합으로 비즈니스 혁신을 선도한다'를 주제로 발표한다.
권 부장은 이번 발표에서 "기업들이 AI와 기술을 융합해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현재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영역에서는 AI에 대한 효능감이 높지만 B2B 영역에서는 낮다. 이에 대해 AI 결합시 어떤 점이 기업에게 도움이 되는지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AI 클라우드 퓨처 서밋 2026은 'AI에이전트 인사이트:산업별 인공지능전환(AX) 혁신사례와 전략'을 주제로 진행된다. 영림원소프트랩을 비롯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IBM·스노우플레이크·업스테이지·과실연·에스원·한글과컴퓨터·야놀자넥스트·베스핀글로벌·금융보안원·하나은행·카카오뱅크·SK텔레콤 등의 기업 및 단체들이 각자의 AX전략을 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