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가 건설부문 수장에 김우석 전략부문 재무실장(CFO·사장)을 내정했다. 대형 자체사업과 이라크 비스마야신도시사업(BNCP) 등 막대한 자금이 드는 프로젝트가 본격화한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관리할 전문가를 발탁한 것으로 풀이된다.
PF 사업장 증가 속 '재무통' 등용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한화그룹에서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1968년 9월생으로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6월 ㈜한화에 입사해 재무·경영 분야에서 근무했다. 2015년 한화테크윈 경영지원실장, 2019년 한화컨버전스 대표이사를 거친 뒤 2022년 ㈜한화 재무실장에 올랐다.
재무라인 임원이 건설부문 대표로 이동한 것은 ㈜한화가 막대한 자금 융통이 필요한 자체사업을 다수 추진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총사업비 3조1000억원 규모의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을 비롯해 울산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조성, 수서역 환승센터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는 각 사업 시행사인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의 최대주주인 만큼 PF 조달의 주체다. 대주단에 PFV 주식에 대한 근질권을 제공하거나 자금보충, 책임준공 등을 약정해 신뢰도를 높이면서 대출을 성사시키고 있다.
자체사업은 시행·시공을 함께하는 만큼 공사비와 분양수입을 모두 거둘 수 있어 수익성이 높으나, 실패에 따른 손실도 모두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도 있다.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하면 유동성 위기가 초래되는 만큼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가 우선시된다.
김 사장은 CFO로서 그룹의 재무를 관리해온 역량에 금융권과의 공조를 더해 PF 안정성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PF를 일으킨 사업장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를 관리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자체사업 본격화 '이익 레벨' 견인
㈜한화 건설부문의 실적은 자체사업을 통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89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한 가운데 4분기부터 자체사업 매출이 본격 반영되면 이익창출 레벨이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자체사업 중 핵심인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은 서울역 북측 유휴부지에 대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시행사는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이며 지분율은 ㈜한화의 29%를 포함해 그룹 계열사들이 100%를 확보했다. ㈜한화는 도급액과 시행이익을 더해 1조7187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1조1163억원의 분양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울산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사업은 울산복합도시개발이 시행사이며 ㈜한화의 자회사인 한화솔루션이 지분 45%를 가진 최대주주다. 또 ㈜한화는 도급액 5547억원의 포레나 천안아산역을 개발했고, 시행사 아산배방개발의 지분 70%를 갖고 있다.
내년 착공을 앞둔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사업도 시행사인 수서역환승센터복합개발의 지분을 46.16% 확보했으며 예정 도급액은 1조3537억원이다. 대전의 낙후된 역세권을 주거·업무·상업·숙박을 결합한 복합도시로 조성하는 대전 역세권개발 사업도 과반의 지분으로 참여한다.
이밖에 이라크 비스마야에서는 3만가구를 준공하고 7만가구의 공사가 남았으며 이에 따른 수주잔액은 8조7000조원이다. 연내 현지 국무회의의 승인을 받으면 2026년 하반기부터 매출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의 내년 수주 목표는 2조6000억원으로 이 중 주택은 7100억원에 불과하다. 불확실성이 큰 주택사업보다는 자체사업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을 택한 만큼 이를 지휘할 적임자로 CFO인 김 사장이 낙점됐다.
㈜한화 재무실은 리스크 관리 거버넌스다. 김 사장은 재무실장으로서 금리·유동성·환율·신용등급 등 경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무적 위험을 관리했다. 자체사업이 확장되며 재무·금융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이에 전문적으로 대응할 인물이 건설부문 대표가 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김 사장이 선임됨에 따라 김승모 대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방산전략담당으로 옮겨 방산사업의 미래 전략을 수립하면서 성장동력을 발굴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