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이미지 제작=황현욱 기자
사진 제공=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이미지 제작=황현욱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국내 대표 수제맥주 브랜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새 주인을 찾기 위해 공개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때 국내 수제맥주 붐을 이끌었던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은 첫 번째 국내 맥주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수제맥주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이제는 생존을 위한 현실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과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최근 공개 경쟁입찰 방식의 인수합병(M&A) 공고를 냈다. 이번 매각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자본 유치를 함께 추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인수의향서(LOI)와 비밀유지확약서 접수는 다음 달 12일까지다.

앞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스토킹호스 방식의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해왔다. 스토킹호스는 조건부 인수자를 미리 정한 뒤 공개입찰을 거쳐 최종 인수자를 찾는 방식이다. 그러나 인수 협상이 진전이 없자 공개 매각으로 전환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올해 8월 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이어 다음 달 서울회생법원에 인가 전 M&A 추진과 매각주간사 선정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이를 인가받았다. 이후 매각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2016년 서울 성수동에서 브루펍으로 출범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어메이징라거'와 '진라거'로 이름을 알리며 수제맥주 붐을 이끌었다. 이후 편의점과 대형마트, 해외 시장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7년에는 알토스벤처스와 본엔젤스파트너스의 투자를 받으며 국내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실리콘밸리 자본을 유치했다. 이어 2021년에는 LB인베스트먼트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시리즈B 라운드에서 총 110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2021년 공장 증설 과정에서 차입금이 크게 늘었고, 2022년부터 실적이 꺾이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악화된 재무구조와 수제맥주 시장 침체가 겹친 결과다. 회사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순손실은 29억원에 달했다.

한때 320억원에 이르던 기업가치는 현재 약 50억원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2년 연속 2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에는 기업공개(IPO) 계획도 무산됐다.

수제맥주 열기도 빠르게 식고 있다. 편의점 GS25의 수제맥주 매출 신장률은 2022년 76.0%에서 2023년 0.3%, 지난해는 0.1%로 사실상 멈췄다. 수제맥주 둔화에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상징이었던 성수동 브루펍도 다음 달 영업을 마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