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사우디아라비아에 50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xAI는 해당 프로젝트에 엔비디아의 칩을 사용하고 사우디 국영 AI 기업 휴메인과 협력할 예정이다.

19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함께 이와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500MW는 1년 동안 수십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에 해당된다.
또 이번 협력에 따라 사우디 내 xAI의 AI 모델인 그록의 활용이 확대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성명에서 “지능의 미래는 거대한 고효율 컴퓨팅과 가장 진보된 AI 모델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질 것”이라며 “휴메인의 역량은 우리가 이러한 미래를 사우디에서 더욱 빠르게 구축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미를 계기로 개최됐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사우디의 대미 투자와 양국이 AI 파트너십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메인은 지난 5월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국부펀드(PIF)로부터 1조달러의 지원을 출범했다. 휴메인은 xAI와의 협력을 통해 사우디를 주요 AI 컴퓨팅 수출국으로 자리매김시킨다는 목표에 더욱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휴메인은 향후 전 세계 AI 워크로드의 6%를 차지한다는 구상이다.
머스크는 지난 2023년 4월 xAI 설립 이후 미국 멤피스에 300MW 규모인 ‘콜로서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오픈AI, 앤트로픽과 AI 모델 개발과 투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머스크는 사우디의 막대한 자본, 풍부한 에너지 자원, 글로벌 광섬유 네트워크 인프라 등을 활용하기 위해 중동에서의 사업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 2022년 머스크가 트위터(현 X)를 440억달러에 인수했을 때도 이를 지원한 바 있다.
xAI와 휴메인은 수개월 전부터 협력을 준비해왔지만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AI 반도체 수출 통제 때문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트럼프는 사우디에 엔비디아 등의 AI 칩을 공급한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미국은 사우디가 중국과 경제 및 기술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우려에 따라 칩 인도를 보류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에 기술이 유출되지 않는 안전장치 마련이 포함된 합의에 따라 미국이 조만간 휴메인에 대한 첨단 AI 칩 수출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