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 제공=신한은행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 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의 '글로벌 순이익 비중 20%' 목표 달성이 더욱 가까워졌다. 3분기 누적 글로벌 순이익 비중이 18.9%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글로벌 순익 비중은 19.9%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18.4%로 일시 하락했지만 하반기 선전하며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지화 전략과 다변화한 포트폴리오가 통하면서 글로벌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특히 SBJ일본과 신한아메리카은행, 중국법인의 약진이 돋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3분기 글로벌 순이익은 2152억원으로 작년 3분기(1656억원) 대비 30.0%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633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해외법인 실적과 국외 지점 손익을 모두 합산한 수치로 신한은행의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9%에 달한다. 통상 은행권이 하반기에 충당금 적립 등 비용 요인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현재의 추세라면 연말 기준 글로벌 비중 20% 목표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글로벌 실적의 탄탄한 기초체력은 10개 해외법인이 뒷받침했다. 신한은행 10개 해외법인의 3분기 누적 순이익 합계는 4606억원으로, 전년 동기(4344억원) 대비 6.03% 증가했다. 타 시중은행들이 해외 시장에서 고전하는 사이, 신한은행은 법인과 지점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글로벌 초격차'를 시현하고 있다.

신한은행 글로벌 손익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신한은행 글로벌 손익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신한은행 해외법인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은 일본 현지 법인인 SBJ은행이다. SBJ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370억원으로, 전년 동기(1069억원) 대비 28.2% 급증했다. 일본의 금리 인상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확대한 전략이 적중했다.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기업 대출 자산을 안정적으로 늘리고, 예대마진을 개선하며 이자 이익을 극대화한 점이 주효했다.

해외법인 맏형 신한베트남은행은 다소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해외법인 중 가장 큰 이익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9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76억원)보다 7.3% 감소했다. 베트남 현지 금융당국의 저금리 정책 기조 유지와 은행 간 경쟁 심화로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된 영향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외형 성장보다는 디지털 뱅킹 고도화와 현지 우량 기업 중심의 영업 확대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미국 법인인 아메리카신한은행의 흑자 전환도 글로벌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3분기 누적 7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15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완벽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와 더불어, 우량 대출 자산 증대를 통해 충당금 부담을 줄인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는 북미 시장의 영업력이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반면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던 중앙아시아 지역은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지난해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의 반사이익으로 급성장했으나, 올해 3분기에는 누적 순이익 6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현지 진출한 한국계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현지 중소기업(SME)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영업 전략을 추진해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의 글로벌 실적 성장세는 '리딩뱅크' 수성 전략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국내 순이익 경쟁에서 국민은행과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시장의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이 연말 최종 성적표에서 신한은행이 '왕좌'를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이 지분 10%를 확보한 인도 크레딜라(Credila)는 6월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투자설명서를 제출하면서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 중이다. 크레딜라는 인도 비은행금융사 학자금대출 1위 기업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79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목표하고 있다. 상장이 이뤄진다면 신한은행의 지분가치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도 일본, 미국 등 선진 시장과 베트남 등 신흥 시장이 고르게 활약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해외법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국외 지점의 수익성까지 동시에 확보하며, 글로벌 이익 비중 20% 목표 달성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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