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8만8000달러 선까지 회복했지만 미국 증시의 반등 흐름에 뒤처져서 최근 매도세의 충격에서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8만8800달러 수준으로 반등했다. 이날 한때는 8만50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21일 8만554달러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주말 동안 반등을 시작했다. 지난 4주 동안은 20% 넘게 급락했고 지난달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약 30%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달 들어 미국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35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는 지난 2월 기록한 최대 규모인 36억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아직까지는 자금 흐름에 반전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LVRG리서치의 닉 럭 이사는 ETF 자금 유출이 “올해 초의 열광이 완전히 소진됐음을 확인시켜준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의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은 10월에 기록한 정점인 940억달러에서 36% 감소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졌다.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12월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단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또 기술주가 글로벌 증시 상승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비트코인도 이틀째 오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상승 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회복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에 상승세로 반전하지 않는 이상 지난 2022년 샘 뱅크먼-프리드의 거래소 FTX 파산 사태 이후 최악의 월간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모나크애셋매니지먼트의 실리앙 탕 매니징 디렉터는 “광범위한 ‘알트코인 시즌’ 부재와 유동성 약화, 주식시장 대비 낮은 성과가 순수 가상자산 시장 내 유동성 전략에 의미 있는 자본을 투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코의 아담 맥카시 연구원은 “연말 이전 비트코인이 다시 10만달러를 시험하려면 금리인하가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며 “다음 달 금리가 동결된다면 10만달러에 도달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는 “과거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로 인한 폭락과 달리 올해의 하락장은 상당한 기관 참여와 정책 변화, 광범위한 거시경제 역풍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고점에 진입한 투자자들이 압박을 받고 있어 회복세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155일 미만인 단기 보유자들의 실현 손실은 하루 6억3000만달러로 치솟아 2022년 6월 폭락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래스노드 애널리스트들은 “이처럼 높은 실현 손실은 상단 구조가 10만6000~11만8000달러 구간에 형성돼서 이전 사이클 정점보다 훨씬 밀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글래스노드는 “압박받는 매도자들을 흡수할 수 있는 더 강력한 수요가 나타나거나 시장이 균형을 되찾기 위해 더 길고 깊은 축적 단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